[진단]최정우 포스코 회장, '정권 불화설' 정면돌파 '연임 완주' 의지...11월 차기 회장 선출 절차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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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최정우 포스코 회장, '정권 불화설' 정면돌파 '연임 완주' 의지...11월 차기 회장 선출 절차 돌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7.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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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월만 버티면 '연임 후 임기를 채운 첫 포스코 회장' 타이틀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 출신 법무조직 강화 등 대응 나서
-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5회 연속 '패싱' 등에 버티기 전략
- 11월부터 차기 회장 후보군 선정 절차...내년 3월 주총에서 선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에 5회 연속 '패싱'되면서 정권과의 불화설이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은 사퇴 흔들기에 정면돌파를 통해 연임 목표에 다가설 전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에 시달렸지만 버티기 전략으로 사실상 '연임 후 임기를 채운 첫 포스코 회장' 타이틀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상적으로 연임이 되면 포스코 역사상 처음이라는 기록은 물론 다음 회장에게도 전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은 오는 11월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앞으로 4개월 정도만 버티면 내년(2024년) 3월 임기까지 회장직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스코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서 2030년까지 국내외 총 1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스코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서 2030년까지 국내외 총 1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서 2030년까지 국내외 총 121조원을 투자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정우 회장은 기념사에서 "포항 1기 종합준공은 한국경제사의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며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철강을 비롯한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핵심사업 중심의 성장을 통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최정우 회장은 역대 포스코 회장 가운데 연임 마지막 해 주주총회(3월 17일)와 창립기념일(4월 1일)은 물론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기념식(7월 3일) 등을 모두 치른 최초의 회장이 됐다. 

최정우,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9대 회장에 올라...2021년 3월 연임에도 성공하며 완주에 나서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9대 회장직에 올랐다. 그 해 4월 권오준 전 회장이 문재인 정권 압박에 갑자기 사퇴했기 때문. 최정우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후 검찰 출신을 대거 영입하면서 버티기에 나섰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검찰 출신 박하영 변호사를 전무급으로 영입했다. 박하영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의 사법시험(41회)·사법연수원(31기) 동기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시험(33회)·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자 검찰 출신인 김영종 변호사를 포스코홀딩스 법무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밖에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이자 검찰 출신 김강욱 변호사를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법무 및 대외협력 담당 고문(사장급)으로 영입했다.

앞서 최정우 회장은 동래고-부산대 선배인 유영민(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노무현 정권의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 김성진 포스코 사외이사(현 이사회 의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친구로 알려진 오석근씨의 대관업무 부사장 영입 등을 통해 연임 체제 구축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최정우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5회 연속 불참하면서 '정권 불화설'에 시달려야 했다. 또 그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민간 유치위원회 12개 그룹 대표(총수)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더욱이 포스코그룹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기준 롯데그룹을 제치고 재계 5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잇단 '패싱'은 당혹스런 상황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에 대부분 참여했던 것과 너무 비교됐기 때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그룹 회장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불참했다.

최정우 회장은 최근 폴란드 경제사절단을 비롯 6월 베트남, 4월 미국, 3월 일본,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경제사절단에 동행하지 못했다. 특히 폴란드는 최정우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는 이차전지 생산 거점이라는 점에서 경제사절단 불참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출장 등이 겹쳤다"면서도 "회장 동선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경제사절단 선정과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담당팀이 알려주지 않아 (최정우 회장 불참) 배경이나 히스토리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의 정권 불화설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나가란 소리다. 팔 비틀 수도 없어 넌씨눈(넌*눈치도 없냐) 그런 얘기"라면서 "현 정권에 번호표 대기 중인 인사적체가 심해 빨리 교체하고 싶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경영전문가는 "포스코는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됐지만 국민연금 약 9% 정도로 정부의 입김이 강하다"며 "포스코, KT 등의 경우 회장이 바뀌면 계열사를 비롯 여러 곳에 보은 성격의 자리가 가능하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반복되는 연례행사인데 지배구조 문제가 숙명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회계전문가 출신 정계 인사는 "민영화 기업에 정부가 아직도 이사회 구성, 대표이사 선임 등에 관여하는 것은 경영권 침해이며 자본시장 논리에도 맞지 않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서로 욕할 것이 아니라 후진적 행태를 단절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퇴출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에 나선 모습

현 정권이 최정우 회장에 대한 압박이라는 무리수를 두기 힘들 것이란 의견도 많다. 연임 임기에 성공하고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 선출 절차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최정우 회장의 나이도 많고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11월 시작되기 때문이다. 

김동한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정우 회장은 1957년생으로 65세이기 때문에 더 이상 회장직을 하기는 힘들다"면서 "정치적으로 휘둘리는 것은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의 후임은 오는 11월부터 후보군 심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포스코의 대표이사 회장 선임 절차는 CEO 승계 카운슬을 구성해 후보군을 발굴한다. 이어 사외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에서 자격심사 대상을 선정한다. 또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에 대한 자격을 심사한다. 이후 이사회를 개최해 대표이사 회장 후보(사내이사)를 확정한다. 마지막으로 내년 3월 주주총회 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하게 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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