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2일 총회...삼성전자·SK텔레콤·현대차·LG전자 등 한경협 승계
- 전경련 "총회에 신청하면 의결하는 절차"..."기다리는 입장"
- 이찬희 삼성준법위원장 "재가입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 한국경제인협회 공식 출법해도 합류 명분 부족...당분간 이슈 이어질 듯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꾸는 가운데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의 복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전경련은 최근 4대 그룹에 재가입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4대 그룹은 당장 재가입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다만, 4대 그룹 중 삼성전자 등 16개 기업은 한국경제연구원 해산에 따라 회원사 지위가 형식상 '한국경제인협회'로 승계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총회에 신청하면 의결하는 절차"라며 "기다리는 입장으로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8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한국경제인협회'로 명칭를 바꾸로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 후보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약칭으로는 '한경협'이 유력하다.
전경련은 지난 19일 4대 그룹에 재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4대 그룹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바 있으며, 한경연에는 형식상 회원으로 남아 있다.
4대 그룹의 한경연 회원사는 구체적으로 삼성그룹 5곳(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SK그룹 4곳(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SK네트웍스), 현대자동차그룹 5곳(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그룹 2곳(㈜LG·LG전자)으로 나타났다. 이들 16 기업은 한경연 해산에 따라 회원사 지위가 '한국경제인연합회'로 승계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한경연 회원사 자격 승계로 4대 그룹이 '한국경제인협회'에 자동 가입하게 된다'는 논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경연이 해산되면 회원사가 전경련으로 이관되는 만큼 절차상 자동으로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라는 것.
하지만 회비를 내지 않고 활동도 전혀 없이 서류상 회원으로만 존재하는 상황을 4대 그룹의 공식 가입으로 볼 수는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 8월 전경련 총회와 맞물려 4대 그룹 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전경련은 지난 5월 명칭 변경안과 정경유착 근절을 위한 윤리경영위원회 설치안, 싱크탱크 기능 강화안 등 혁신 방향을 발표하면서 4대 그룹 복귀 명분에 총력전 태세이다.
김병준 "과거의 전경련이 아니다"...경실련 "제2의 국정농단 사태 우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4대 그룹의 복귀에 총력전 태세인 가운데 "과거의 전경련으로 복귀한다고 하면 그건 부담스러워할 수 있지만 과거의 전경련이 아니다"라며 "이제 총회를 거치면 이름도 전경련이 아니고, 그 기구의 내용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대 그룹 입장에서는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이 바뀌어도 합류 명분도 부족하고 시민단체의 반발로 부담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 18일 "전경련이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 삼성이 재가입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며 "전경련 스스로 발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현재 재벌과 대기업을 대변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체로 전경련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나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있다"며 "4대 그룹이 다시 전경련에 가입한다면 국민들은 재벌들이 뭉쳐 과거와 같이 제2의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4대 그룹은 한국경제인협회가 공식 출범한 이후에도 합류 여부가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신임 회장의 첫번째 목표는 4대 그룹 합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4대 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장은 쉽지 않지만 만약 4대 그룹이 합류한다면 개별 보다는 함께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호형호제'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