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DB형도 10년 제외 평균 아래
“퇴직연금 평가지표는 장기수익”
'자산관리 명가'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장기수익률이 증권사 평균을 밑돌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원리금비보장 확정기여·개인형(DC·IRP) 퇴직연금의 3년 이상 수익률(3년·5년·7년·10년)은 모두 증권사 평균치보다 낮게 집계됐다.
확정급여형(DB)은 10년 구간을 제외한 장기수익률(3년·5년·7년)이 모두 평균 아래에 머물렀다. 장기자산인 퇴직연금 특성을 고려할 때 회사의 자산관리(WM)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는 지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증권은 DC, IRP형 퇴직연금 부문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원리금비보장 DC형 퇴직연금 3년, 5년, 7년, 10년 구간 수익률은 각 -0.09%, 0.12%, 1.08%, 1.52%를 기록했다.
증권사 평균치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업권 평균 수익률은 0.62%, 0.42%, 1.24%, 1.79%다. 은행권 예·적금으로 이뤄진 보장형과 달리 비보장형 상품은 퇴직연금 사업자의 상품 운용역량을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IRP 수익률도 저조하긴 마찬가지였다. 3년, 5년, 7년, 10년 수익률은 각 -0.14%, 0.39%, 1.13%, 1.63%로 모두 증권사 평균값보다 낮았다. 평균 수익률은 0.52%, 0.52%, 1.17%, 1.71%다.
DB형은 10년 구간을 제외한 장기수익률이 평균을 못 따라왔다. 3년, 5년, 7년 수익률은 각 -0.30%, 1.09%, 1.26%로 증권사 평균 0.88%, 1.53%, 2.01%를 밑돈다.
DB, DC, IRP 모두 3년 구간에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퇴직연금 상품에 3년간 돈을 맡겨둔 고객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다. 이러한 성과를 낸 곳은 전체 증권사 중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 둘뿐이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격차는 두드러진다. 하나증권의 DB, DC형 3년 수익률은 각 6.1%, 1.72%다. 증권사 평균을 각 9배, 2.7배씩 웃도는 크기다. NH투자증권의 IRP 3년 수익률은 1.59%로 평균을 3배 뛰어넘는다.
다만 상반기 기준 1년 수익률이 개선세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이다. 이러한 단기 개선세가 변동 없이 이어질 경우 향후 장기수익률 제고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DC, IRP형 1년 수익률은 각 8.54%, 8.18%로 전체 증권사 1, 2위를 차지했다. 증권사 평균을 25% 넘는 크기다. DB형 1년 수익률은 4.6%로 4위를 차지했다.
장기수익률이 낮다는 지적에 회사 관계자는 “(1년 수익률로 나타나듯) 지금 잘하고 있는 부분을 계속해서 잘 해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퇴직연금 특성상 사업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는 여전히 회사의 장기자산배분 능력 등을 나타내는 장기수익률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선임연구위원은 “은퇴까지 장기운용하는 퇴직연금은 연금자산의 속성상 장기수익률로 평가되어야 하고, 장기수익률을 가능하게 한 장기자산배분의 적정성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단기수익률 만으로 회사의 사업 역량을 판단하기엔 무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장기수익률은 실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라며 “1년 수익률에 일희일비한다는 건 연금의 본질을 놓친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