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도로·고속도로·오프로드 모두에서 만족할만한 성능보여
-실내외 인테리어 및 뛰어난 인포테인먼트 성능으로 차별화
-편의사양과 안전사양 강화로 운전자들의 주행 만족도 높아질 듯
색조 화장품 중에서 ‘콤팩트(compact)’라는 게 있다. 한 손에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용기에 파우더나 파운데이션은 물론 거울, 퍼프 등이 있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작지만 필요한 모든 것을 알차게 담았다는 데 매력이 있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질 법한 아이템이다.
쉐보레에서 출시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경험하면서 ‘자동차계의 콤팩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그먼트 상으로 ‘콤팩트 SUV’로 분류되는 이 차량은 유니크한 디자인은 물론, 친환경 라이트사이징 엔진,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이 탑재돼 운전자들을 사로잡을만한 매력이 충분해 보인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타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장 ‘7시간’ 동안 ‘140km’를 주행했다. 일반도로, 고속도로, 그리고 오프로드까지 여러 주행환경을 경험했고, 대기 시간에는 차량의 여러 기능을 사용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차는 일단 한번 타봐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 마음에 쏙 드는 첫 인상, 조명보다 자연광에서 돋보인다
차량을 구입한 후, 전시장에서 볼 때는 괜찮았는데 도로에 나오니까 별로인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크기도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 같고, 컬러도 기대와 다르다며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그런 불만이 나올 걱정이 없어 보인다. 이 차량은 조명보다 ‘자연광’이 더 잘 어울리고, 실내에서보다 도로에서 존재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 전시됐을 때보다 도로에서 주행할 때 외장 컬러나 듀얼포트 그릴 등 차량이 가진 특징들이 돋보였다.
기자가 선택한 시승차는 ‘ACTIV’ 트림의 피스타치오 카키 컬러. 이 차량을 선택한 이유는 ‘카키’ 컬러가 타사의 SUV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알고 있고, 차량의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색상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ACTIV 트림만의 ‘젯 블랙&아르테미스 포인트’ 실내 인테리어와 ‘스노우 화이트 펄’ 색상의 루프에도 끌렸다.
크기는 ‘콤팩트 SUV’답게 처음 SUV를 접하는 운전자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을 '적당한 크기다. 레저 활동 때문에 SUV를 타고 싶지만 압도적인 차량 크기에 구입을 망설였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적당한 크기에 SUV의 매력을 집약한 이 차량, 주행하기 전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 밀리지 않는 존재감, 일반도로에서도 고속도로에서도 주행이 매끄럽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끌고 주차장에서 나와 처음 만난 건 과속방지턱이다. 숙련된 운전스킬이 없어도 제법 높은 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었다.
고속도로 진입시 합류지점에서 여러 대의 대형 트럭들을 만났다. 소형차를 탈 때 걱정되는 점 중 하나가 대형차에 압도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트럭의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 진입 후 막히는 구간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구간 모두 경험했다. 막히는 구간에서는 ‘전방충돌 장치’가 경고음을 울리며 작동하기도 했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첨단 안전사양이 기본트림부터 적용된다. 6개의 에어백은 물론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후방주차 보조시스템,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RLAD), 저속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전방거리 감지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등 첨단 능동 안전사양들이 탑재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것으로 보인다.
막히는 구간을 지나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속도를 조금 냈다. 이 차량에는 이전 모델과 동일하게 GM의 첨단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적용된 1.35리터 가솔린 E-Turbo 엔진이 탑재됐다. 쉐보레측은 이 차량은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2리터 자연흡기 엔진에 맞먹는 최고출력과 이를 뛰어넘는 토크 성능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에 탑재된 엔진이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이 차량이 속도를 잘 낼 수 있을지, 몸집이 큰 차량이 지나갈 때 흔들림은 없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주행했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의 주행성능에 전반적으로 만족했다. 규정속도에 맞춰서 주행을 할 때나 추월을 위해 속도를 높여도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었다. 또한 ‘스포츠모드’로 주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고, 급가속이나 고속주행시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여러 상황을 연출해 주행성능을 테스트하는 동안 느낀 것은 실내가 정숙하다는 것이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술이 탑재됐는데, 성능이 제법 괜찮았다.
■ 거친 오프로드도 가능해, 콤팩트한데 못하는 게 없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타고 2가지 코스의 오프로드를 주행했다. 정통 아메리칸 SUV를 표방하는 이 차량은 사륜구동 옵션을 제공해 온로드에서의 뛰어난 주행성능은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안정적인 트랙션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스위처블 AWD 시스템’을 통해 주행 중 온/오프 버튼 조작만으로 FWD(전륜구동) 모드와 AWD(사륜구동) 모드를 간단히 전환할 수 있고, 오프로드 주행시에 두 가지 모드를 모두 사용해 봤다.
오프로드 코스는 급경사, 진흙, 돌, 커브길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오프로더를 타고 험지 주행을 하는 것을 평소 즐기지만 살짝 걱정이 됐다. 평소 타던 오프로더보다 덩치도 작고, 타이어도 작은데 과연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는 운전석 시트를 최대한 위로 올려 차량 앞쪽 끝이 보이도록 조절하라고 지시했다. 키가 작아서 일부 차량은 시트를 조절해도 앞쪽 끝이 보이지 않는데, 이 챠량은 조절하고나니 전면 사각지대가 거의 사라졌다.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면서 느낀 점은 오프로드의 스릴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 차량의 주행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경사를 올라갈 때 차량이 밀리거나 바퀴가 헛돌지 않았고, 스티어링 휠도 편안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시트가 편안한 것도 만족스러운 오프로드 주행에 한몫했다. 단단한 내장재에 텐션감이 있는 시트로 감싸져 있었지만, 몸을 튕겨내지 않아서 좋았다. 기아 ‘스포티지’ 등 준중형 SUV 차량에 비해 작기는 하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 최첨단 기능 탑재, 외장과 내장만 세련된 게 아니다
중간중간 대기 중에는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기능을 살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8인치의 컬러 클러스터와 중앙에 위치한 11인치의 컬러 터치스크린이다. 화면들이 운전자 쪽을 향해 구성돼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만족스러웠다.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모두를 유선과 무선으로 연결해봤다. 연결성도 좋았고 화면 구성도 만족스러웠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스피커’ 성능이다. 일단 음악을 틀자마자 ‘우와’라는 감탄사가 한 번 나왔고, 음악 재생 기능을 테스트하면서 또 한번 ‘우와’라는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1열과 2열 모두에 스피커가 탑재돼 음악의 비트가 몸으로 느껴졌다.
기어변속기가 일직선으로 배치됐다는 점과 방향지시등 스틱 작동이 명확하기 않다는 점 등 다소 아쉬운 것도 있었으나,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갖췄으면 소형 SUV 왕좌를 노릴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