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 삭제·간소화 등 살 도려낸 '대격변 패치'...게임 견인했다
카카오게임즈 ‘이터널 리턴’이 정식 출시 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오랜만에 맞이한 호황기가 ‘오픈빨’일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보란 듯이 뒤집는 데 성공했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카카오게임즈 ‘이터널 리턴’이 우리나라 스팀 인기 게임 차트에서 상위권을 수성 중이다. 정식 출시 당일에는 국내 스팀 인기 차트 1위를 달성하더니, 오늘 기준으로도 차트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가도를 이어 나가고 있다. 평균 사용자 수도 2만명대를 형성했다.
’이터널 리턴’은 2020년 10월 얼리 엑세스를 시작하며 게이머들을 맞이했다. 배틀로얄과 MOBA 장르의 조합을 통해 일궈낸 신선함이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게임 스트리머 주체로 개최한 게임 대회들이 게이머들의 더 많은 관심을 촉발해, 그해 12월에 최고 동시접속자 수 5만2000명을 기록하는 등 게임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지속적인 유저 이탈 현상이 발생했다. 2022년 12월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수가 4800명대까지 떨어지면서 기세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게임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던 ‘솔로 모드’가 ‘이터널 리턴’의 발목을 잡았다.
’솔로 모드’는 유저 개개인이 각축을 벌이는 게임 모드다. 기본적으로 팀을 구성한 후 팀원들과 손발을 맞추는 것이 주가 되는 MOBA 장르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형태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모드 내 밸런스 문제가 꾸준히 지적받았다. 원거리 캐릭터와 근거리 캐릭터의 사이의 설계에서 오는 차이점이 캐릭터 간 균형을 무너뜨렸다. '이터널 리턴'의 개발사인 님블뉴런이 해결책으로 내놓은 ‘스증 패치’는 오히려 유저들의 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밸런스를 잡고자 내놓은 방안이 도리어 악재로 작용해 밸런스가 망가지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티밍’ 문제도 골칫거리였다. 티밍은 서로 경쟁해야 하는 개인전에서 임의로 팀을 꾸리는 행위를 일컫는 용어다. 해당 행위로 인해 유저들이 불쾌감을 표하자 님블뉴런도 ‘티밍’ 행위를 강력하게 제재하겠음을 밝혔으나, 게임 특성상 ‘티밍’ 행위를 제대로 식별하기 어려워 색출에 난관을 겪었다.
더불어 소위 ‘ABC 법칙’의 지배를 받는 단조로운 게임 양상이 이어졌다. 해당 법칙은 ‘A와 B가 싸우면 도중에 난입한 C가 이득을 보는’ 게임의 양상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에 유저들은 적극적으로 전투에 개입하기 보다는 숨어서 기회를 노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는 게임의 텐션을 낮추는 악재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러자 ‘이터널 리턴’의 님블뉴런이 칼을 빼들었다. 정식 출시를 맞이해 ‘솔로 모드’와 ‘듀오 모드’를 과감히 삭제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대신 3인이 한 팀을 이뤄 플레이 하는 기존 ‘스쿼드 모드’의 참여 팀 제한을 6팀에서 8팀으로 확충했다. 더불어 기존의 복잡한 아이템 제작 방식을 간소화 하는 등 살을 도려내는 ‘대격변’ 수준의 패치가 진행됐다.
이 패치가 제대로 먹혀 들어간 모양새다. 기존 솔로 모드에서 뒤따라오던 불쾌함을 대부분 덜어냄과 동시에 게임 자체의 재미도 온전히 유지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템 제작 간소화와 더불어 ‘부활’ 요소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조정한 것도 플레이의 쾌적함을 한 층 높였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기세를 몰아 e스포츠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이터널 리턴’에 날개를 달아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님블뉴런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터널 리턴’ e스포츠를 리그화하고 하부 대회를 신설할 것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더불어 리그 기간을 6개월로 설정, 팬들에게 보다 더 다양한 이벤트를 선사할 방안을 고심 중임을 드러냈다. 다만 추후 대회 진행 상황에 따라 계획의 변동이 있을 수 있음을 덧붙였다.
넵튠 관계자는 e스포츠와 관련해 "금주부터 '이터널 리턴' 시즌 1.0의 정규 이스포츠 대회인 마스터즈 페이즈1이 진행되며, 9월초에는 안산 이스포츠 서머 페스티벌에도 참여하여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차후 운영에 관해서 "신규 캐릭터 '아비게일'이 8월말에 출시되며 출시 기념 쿠폰 이벤트를 통해 풍성한 리워드를 지급하여 시즌1의 분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