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전기차가 출고 당일 배터리 문제로 운행이 불가했지만 수리를 하지 못해 3개월 째 서비스센터에 방치되고 있다.

2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BMW i4 eDrive40을 출고한 후 배터리 열 발생과 충전 불가 등으로 운행히 불가능해 서비스센터에 긴급 입고했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BMW 공식 딜러사인 삼천리 모터스 동탄 전시장에서 ‘BMW i4 eDrive40’을 구입한 A씨는 지는 6월 27일 차량을 인도받았다. 해당 차량을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A씨는 다음날 끔찍한 경험을 했다. 차량에서 심각한 수준의 열이 발생한 것이다.

A씨는 “차량을 확인했을 때, 고압시스템·구동장치·주행가능 거리가 감소됐다는 알림이 떴다”면서, “대시보드가 뜨거워져 차량에 탑승하면 바로 땀이나는 수준이었고, 충전도 불가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배터리가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A씨는 해당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긴급하게 입고했다. 센터측은 입고 후 일주일이 지나서야 연락을 했고, 배터리 열화가 확인돼 교체가 필요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당시 서비스센터로부터 9월달 내로 수리를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센터측은 말을 바꿨다. 수리를 기다리던 A씨는 연락이 오지않자 서비스센터에 직접 연락을 했고, 센터측은 일부 부품이 파손돼 또다시 10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을 했다는 것이다. 차량을 인수한 후 만 하루도 타보지 못한 A씨는 기약없이 3개월 이상 수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 BMW 전기차, i4 eDrive40만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차종에서 결함 발생했다

BMW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는 ‘BMW 전기차는 아직 아닌 것 같다’라는 불만들이 새어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리콜센터’를 확인해 본 결과 최근 1년 사이에 BMW가 판매하는 거의 모든 전기차 차종에서 리콜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결함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주행 도중 차량이 멈출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차량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이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BMW 운전자들이 활동하는 공식 인터넷 커뮤니티나 전기차 운전자들의 커뮤니티에서도 전기차로 문제를 겪은 사람들의 글을 찾아볼 수 있다.

국토부측은 ‘BMW i4 eDrive40, BMW i7 xDrive60, BMW iX3 M Sport’ 등은 고전압 배터리 셀 감시 모듈 내 기판 제작 공정상의 오류로 감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리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런 경우 고전압 배터리 전력이 차단돼 차량이 멈출 수 있어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BMW i4 eDrive40, BMW i4 M50, BMW i7 xDrive60, BMW iX M60, BMW iX xDrive50’ 등은 배터리 셀 생산 공정 중에 손상된 음극판 조각이 배터리 셀 내부에 유입되어 고전압 배터리에 단락이 발생할 수 있어 리콜 명령을 받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셀 모듈이 방전될 수 있고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

■ BMW코리아 vs. 공식딜러사 vs. 서비스센터, 책임 떠넘기기에 소비자만 피해보고 있다.

자동차 결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리 및 보상에 나서야할 BMW측이 시간만 끌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가 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차량을 판매한 BMW 공식 딜러사 ‘삼천리 모터스’측이 책임을 회피하면서 소비자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A씨는 “차량을 구입한 삼천리 모터스측이 차량판매 담당자가 그만뒀다면서 새로운 담당자를 지정해주겠다고 했고, BMW코리아측에 말해서 바로 보상방안 안내해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는데 3개월이 지나도록 단 한통의 연락이 없다”면서, “그만둔 담당자가 그만두기 직전에 레몬법으로 대응하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라고 전했다.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차량 판매 담당자는 다른 BMW 공식 딜러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BMW코리아 서비스센터 역시 정확한 수리 날짜나 계획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수리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A씨는 “서비스센터에서 지금까지 전기차를 구매했지만 휘발유 차량을 대차 받은 것에 대해서 기름값이나 톨게이트비 영수증같은 것을 준비해놓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말만 들었다”면서, “정확한 수리날짜나 별도의 보상에 대해서는 들은 것이 없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아울러 BMW코리아측은 “전기차 결함 관련해서 따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없다”면서, “여러 관계부서가 얽혀있는 만큼 확인을 해봐야 한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BMW 관계자가 모두 나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A씨가 떠안게 됐다. 새차를 구입했지만 만 하루도 타보지 못하고 서비스센터에 맡기면서 차량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또, 전기차를 구입했지만 내연기관 차량으로 대차를 받으면서 별도의 연료비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대차를 받는 것도 어려웠고, 동급 차량이나 같은 전기차가 아니라 휘발유차로 대차를 받았다고 밝혔다.

BMW 차량을 구입하면 받게되는 ‘밴티지 코인’ 역시 수리 지연으로 소진되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수리가 지연되면 구체적인 수리 보상안에 대해 제시해야 하고, 향후 수리 일정에 대해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6월 27일 차량을 인수한 후 6월 28일 입고했고, 현재까지 차량을 받지 못했다”면서, “서비스센터측의 사정으로 2번 정도 대차를 바꾸었는데, 그때마다 화가나서 센터에가서 차량의 상태를 본 적이 있는데 그냥 밖에 둬서 먼지 쌓이는 것만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 국토부 '차량 환불·교환 접수 가능해'·소비자원 '판매자측에 교환·환불 요청할 것'

A씨가 겪고있는 문제에 대해 국토교통부측에 문의한 결과, 국토부측은 자동차 관리법 제47조의 2에 근거해 차량 교환이나 환불 접수가 가능한 사인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측은 “자동차 관리법 47조의 2에 자동차 교환·환불 요건이 있다”면서, “아예 새차가 30일 넘게 수리가 안되거면 교환·환불 신청 요건은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청을 하면 교환·환불을 하는 판정부에서 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리콜센터에서 역시 “교환·환불 신청 요건이 된다”면서, “재판의 절차와 유사하기 때문에 2개월에서 3개월 가량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은 “문제가 있는 차량의 차주가 직접 연락을 하면 해당 딜러사나 제작사측에 교환·환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민원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BMW iX3 차량을 구입한 B씨 역시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에도 BMW 차량을 소유했다고 밝힌 B씨는 딜러사에서 차량을 인수하는 순간 고객에서 호갱으로 되는 상황에 화가난다는 입장이다.

B씨는 “지난번에도 BMW 차량을 타면서 수리가 어려워 보증기간이 끝나자마자 잘한다고 소문난 공업사를 찾아다녔다”면서, “전기차는 아무곳에서나 수리를 할 수가 없어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해당 차량을 절대 안살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차량을 구입하기 전까지는 궁금한 것도 자세하게 알려주고, 퇴근 전에는 통화가 어려워 미리 양해를 구하고 퇴근 후에 전화를 해도 잘 받았지만 인수증에 사인하는 순간 고객님에서 호갱으로 강등하는 기분이었다”면서, “1억에 가까운 차량을 버릴 수도 없고, 일단 수리라도 빠르게 이루어져야 중고차로 손해보고라도 팔텐데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