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기술의 중심 한화오션, 친환경 특수선과 자율운항에 사활
-조용한 힘 삼성중공업, 해양프로젝트 선두주자 자리 굳혀
조선 빅 3의 심장인 각사의 연구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운 분야 탄소 배출을 제로화와 디지털화를 목표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2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IMO는 녹색해운항로를 주요 어젠다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해운항로에는 한국을 포함한 24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에너지 생애 주기 관리 규제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MO의 에너지 생애 주기 관리 규제와 녹색해운항로의 개념은 선박의 운송 단계뿐 아니라 선적부터 항만 운영, 기항지에 도착해서 물건을 전달할 때까지 물류의 전체 과정을 친환경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HD한조해양, 미래선박연구‧디지털연구랩이 IMO 규제 대응의 중심
이를 위해 HD현대는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 연구원을 통해 4개의 연구랩(미래선박연구랩, 에너지연구랩, 디지털연구랩, 제조혁신랩)과 기술컨설팅센터, 인도기술센터, 유럽 R&D센터(3월 개소 예정)를 운영하고 있다.
4개의 연구랩 중 IMO 규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랩은 미래선박연구랩과 디지털연구랩이다. 미래선박연구랩은 신선종, 친환경추진시스템을 연구하며, 디지털연구랩은 전기추진, 자율운항, 디지털 트윈을 제조혁신랩은 생산 자동화 및 스마트 조선소를 중점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환경규제 강화로 탈탄소·무탄소 연료(메탄올, 암모니아, LNG-수소) 추진 기술과 에너지 저감 기술(선형최적화, 보조 추진 장치 등)의 상용화 시점이 시장의 요구로 인해 앞당겨지고 있다"며 "한국조선해양은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경쟁사보다 앞서 환경규제 대응이 가능한 기술들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HD현대의 자율운항을 맡고있는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자율운항 기술은 세상에 없던 솔루션이다. 한 기업의 힘으로 구현되기 어렵기 때문에 업계의 공감대가 있어야 하고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서 기술을 구현해야 한다"며 "미국과 한국을 잇는 태평양 항로 가운데 일부에서 350시간 동안 사람의 개입 없이 완전 자율운항 테스트를 한 결과 연비를 7%, 탄소 배출을 5% 저감하는 효과도 확인했다"고 했다.
조선업 기술의 중심 한화오션, 친환경 특수선과 자율운항에 사활
한화오션은 친환경 스마트십 개발 6000억원, 스마트 야드 구축 3000억원을 사용하며 타사 대비 디지털화에 있어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중앙연구원에 추진기시험동에 설치한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가 있다. 한화오션은 공동 수조가 전 세계 상업용 공동수조 중 가장 크 규모이뫄 동시에 최신 연구시설이라는 점을 출입기자단에 밝힌 바 있다.
공동 수조는 전체 길이 62m·높이 21m 규모에 최대 출력 4.5㎿ 모터를 장착하고 총 3600톤의 물을 순환시켜 최대 15m/s까지 유속을 형성할 수 있는 대형 터널로 선박의 프로펠러가 일으키는 공동 현상을 모사해 추진력과 정숙성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다.
한화오션의 고도의 디지털화를 보여주는 곳은 또 있다. 바로 자율운항 관제센터다. 이곳에선 한화오션의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인 '한비(HAN-V)'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설비를 볼 수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이 있어, 필요할 때마다 테스트할 수 있다는 게 한화오션만의 강점이다"라며 "또 원격 관제가 가능한 디지털 트윈 기반의 시스템이 구축된 점도 경쟁사와의 차별점이다"라고 말했다.
자율운항 관제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HS4(Hanwha SmartShip Solution & Service)' 연구실은 선주들을 위한 항만, 기상환경 등 데이터 및 선박 장비 고장 여부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십 플랫폼 HS4를 개발하는 곳이다.
조용한 힘 삼성중공업, 해양프로젝트 선두주자 자리 굳혀
국내 대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FLNG 공사를 지속적 수행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부산에 R&D센터를 건립하고, 800명에 이르는 전문 인력을 한곳에 모아서 해양플랜트 사업의 설계·엔지니어링 기능 더욱 향상시키는 한편 FLNG 설계부터 시공 능력을 한층 끌어올려 초격차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다양한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한 'Lessons&Learn'시스템을 통해 입찰부터 공사 수행 각 단계별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해 그에 맞는 다양한 솔루션를 상정하고 작업에 착수한다. 즉, 리스크 관리능력 측면에서 탁월함을 클라이언트 각 공정별로 보여주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ISO14001(환경경영) 뿐만 아니라 ISO9001(품질경영), OHSAS18001(안전보건경영) 등 세계가 규정한 3대 국제규격을 공인받은 첫 번째 조선소다. 여기에 에너지경영 국제표준인 ISO50001을 세계 최초로 취득해 조선업 국제 인증을 모두 최초로 취득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국내 대형 조선소로는 유일하게 해양프로젝트를 연속 건조하면서, 약 800명의 숙련된 설계, PM 분야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의 부산 R&D 센터가 건립되면 현재 활발히 연구 중인 판교 연구개발 센터와 함께 친환경 탄소중립 연구개발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