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 "사면은 역대 정부가 계속 해왔고, 사면권자의 정치적 판단"
21대 국회 마지막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탄희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 비리 경제인 사면 복권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은 21대 마지막 국감에서 국회가 정부에 제기한 감사상 중요한 문제점에 대해 짚어봤다.
본지가 이탄희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올해 복권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등의 횡령‧배임 액수만 1758억원이고 이 중에 회삿돈 얼마나 갚았는지 확인도 안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탄희 법사위 위원은 "4명이 얼마나 회삿돈을 갚았는지 확인 안된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특별사면 실시의 이유를 경제 살리기 및 사회 통합을 위한 특별사면이라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서 법무부는 "주요 경제인을 사면함으로써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복권된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경우 이미 지난 5월에 퇴임해 일선 경영에서 물러났다. 사실상 경제에 이바지하는 면이 없는 것이다.
이탄희 의원은 한동훈 장관에게 "박찬구 회장이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복권되면 무엇이 달라지냐"며 "박찬구 회장은 횡령 확정 판결을 받고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취임이 금지되는데, 판결과 현행법을 비웃듯이 100일도 안돼서 금호석유화학 대표로 다시 취임하신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취임 후 1년 동안 박찬구 회장은 보수만 55억 4100만원을 수령해 갔다"고 했다.
더불어 이 의원은 부영그룹에 대해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부영이란 회사는 원래 나라 땅과 나랏돈을 가지고 공공임대주택, 공공사업을 하는 회사였는데, 나중에 분양 전환을 통해 건축비를 부풀려 공공임대주택 임차인들에게 고혈을 짜내, 과다이익을 얻어 재계 20위까지 도약한 회사"라며 "임차인과의 분쟁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최근의 법원 판결을 통해서 임차인들에게 450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며 서민경제를 살린 사람이 아니라 서민경제를 죽인 사람"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사면권을 보좌하는 입장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일단은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먼저 말씀드린다"며 "이중근 씨는 피해 금액 변제나 공탁이 된 상태이고, 박찬구 씨의 경우도 피해 금액 전부 변제가 된 상태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사면 제도가 일정 부분 문제가 있고, 일정 부분 의원님(이탄희 의원)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오후에 속개한 법사위 국감에서 이탄희 의원은 비리 경제인의 범주를 정의했다. 이탄희 의원은 범주를 최대한 좁혀, 법무부가 주요 경제인으로 분류한 것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 기업집단만 합쳐서 계산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다시 계산을 해도 2013년 2월부터 윤석열 정부 취임까지의 근 10년 동안 경제인 사면은 최태욱 SK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 둘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작년에 4명, 올해 12명 총 16명을 사면했다"며 "사면권 행사와 관련해서 비리 경제인들에 대해서는 사면을 자제하는 헌법적 관행을 두 번의 정부를 거치며 만들어 오고 있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바뀌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관님(한동훈 장관)이 사면심사위원장으로 계시는 동안은 현 정부의 사면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사면심사위원회에서 비리 경제인들과 관련해서 사면은 불가하다고 의결이 될 가능성은 없냐는 취지의 물음이었다.
이에 한동훈 장관은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이 대부분 잔형의 내용이라기 보다 복권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장관의 이와 같은 답변에 대해 이 의원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 복권을 한다고 하니까 납득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장관은 "사면은 역대 정부가 계속 해왔고, 사면권자의 정치적 판단"이라는 의견을 견지했다.
한편 이번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비리 경제인들은 상기 4인을 제외하고도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