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커트로닉스 분야 전공자에 절호의 고용 기회
전기차가 고장 나면? 전기차는 수리나 정비를 받으려면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정비소 찾기가 더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 번 수리와 정비를 맡겼다 하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지금까지 전기차의 매출 부족 및 일반화의 큰 걸림돌로 여겨져 온 2대 원인 - 비싼 가격과 충전소 부족 — 외에도 또 한가지 풀어야 할 중대한 숙제는 다름아닌 전기차 정비공 인력의 부족 현상이다. 차주의 입장에서도 가령, 테슬라 모델 3의 수리를 맡기면 수리비는 기성 내연기관차의 3배 비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전기차를 비롯해 다양한 개인용 e-모빌리티 교통수단의 매출과 사용률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e-모빌리티 부문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 기술자와 정비공의 수요도 동반 급증하고 있지만 역량 있는 기술 인력이 태부족한 형편이라고 최근 독일 센터 오브 오토모티브 매니지먼트(Center of Automotive Management, 이하 CAM)가 경고했다.
슈테판 브라첼(Stefan Bratzel) CAM 총책임자는 최근 10월 25일 독일 카를스루에 인근 도시 나골트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e-모빌리티 시대로의 전환기를 맞아 유럽, 호주, 아시아를 포함한 전세계 차 업계가 심각한 전기차 전문 수리 전문가와 정비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브라첼 씨는 수많은 운전자들전기차 고장 시 인근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독립 수리업소를 찾을 수 없다는 어려움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망설인다고 설명하고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수리공을 훈련시켜 이들이 사설 수리업체를 개설·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성 차 정비업자가 전기차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전기차 수리에 필요한 전용 새 장비를 구매 비용 약 3만 유로(우리 돈 약 4천만 원)를 투자해야 한다. 전기차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안전 설비도 완비해야 한다. 전기차의 구조와 디자인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다르기 때문이다.
전기차 정비소 운영에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점은 안전이다. 정비사가 전기차 정비 및 수리 작업할 경우, 통상 대당 400~800 볼트의 전력이 흐르는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곁에 두고 작업하게 된다.
안전 설비가 완비된 상태에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정비공은 늘 전기차의 폭발 위험에 노출된다. 전기차는 화재 시 폭발력이 매우 강력하고 진화가 어렵기로 악명 높다. 이는 정비 기사들의 잠재적 부상 사고 위험이 높아져서 전기차 수리 견습생 모집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전기차 업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비사는 전기공과 메커트로닉스공이다. 전 세계 전기차 제조업계는 전기공 부족 현상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당분간 이 부문 인력 부족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가령, 영국 자동차산업연구소(IMI)는 유럽 내 모든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가 전면 중단될 오는 2030년까지 영국 내에서만 전기차 수리공 2만~3만 명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중국에 이은 세계 2의 전기차 시장인 북미 시장은 전기차 수리공 인력 부족이 전기차 매출 발목을 붙잡는 이유 중 하나다. 美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오는 2031년까지 매년 전기차 수리와 전기차 충전기 교체 설치 전문가 8만 명이 노동 시장에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수입 중국산 전기차와 경쟁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는 독일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전기차 정비 콘셉트를 주축으로 한 전문 정비 인력 약 3만 5,000 명을 신규 훈련해오고 있다(자료: 독일 자동차산업 중앙협회, ZDK).
전기차 수리공 및 메커트로닉스 기술자 양성과 독립 전기차 수리업체의 확산을 위해서 독일, 영국,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계는 국가 별로 정부 차원의 투자와 자금 지원을 적극 설득 요청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