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매출 대비 R&D 비중 21.4%…제약바이오 기업 평균치 12.6% 크게 웃돌아
연구개발비 마련위해 유통수수료 인하 추진…자회사 콘테라파마 기업공개 추진
부광약품이 영업구조개선을 통한 흑자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3분기에도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광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1909억 원이지만 영업손실은 2억3000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1960년 설립된 이후 첫 영업손실이다. 올 3분기는 매출과 영업손실이 동시에 쪼그라들면서 더욱 어려워졌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줄어든 2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3억원보다 손실 폭이 더욱 커졌다.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는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올 3분기 기준으로 매출 대비 (경상)연구개발 비중은 전년(14.5%)에 비해 6.9%p 증가한 21.4%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3분기 평균 누적 연구개발비 12.6%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주요 제약회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일동제약이 18.9%로 가장 많았으며 대웅제약(16.8%), 동아에스티(14.8%), 셀트리온(13.0%), 한미약품(12.8%), GC녹십자(12.2%), JW중외제약(10.4%), 유한양행(9.5%), 종근당(8.8%), 삼성바이오로직스(8.5%) 순을 보였다.
부광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 물질은 자회사인 콘테라파마의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임상2상)과 또 다른 자회사인 다이나세라퓨틱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SOL-804’(임상1상) 등이다. JM-010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기 임상2상과 독일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고, 현재 미국과 유럽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및 국내에서 후기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은 JM-010이 시냅스 전 DRN((dorsal raphe nucleus) 신경세포 및 시냅스 후 MSN(medium spiny neuron) 신경세포 모두에 작용하여 파킨슨병 관련 이상운동증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임상은 부광약품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만큼 파장력이 크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매년 매출의 10.3~12.7%를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부광약품은 연구개발비 확보 차원에서 유통수수료 인하를 통한 영업거래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다. 거래 중인 의약품 유통 도매업체는 800여 곳인데, 거래업체별로 물량과 납품처(병원, 약국 등)가 각각 달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의약품 유통은 일반 제품과 달라 갑과 을의 구분이 모호하다”면서 “제약회사와 유통회사는 서로 공생 관계에 있는 만큼 효과적인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제약사의 마진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제약계가 자신들의 손실만회를 마진인하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다소 불편한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기술성평가신청서를 제출해서 상장이 이뤄지면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을 통해 재무상태가 완화되면서 연구개발 자금 확보에 대한 부담도 크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콘테라파마 임상 결과가 나오면 IPO가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다”면서 “구체적인 IPO 시기는 주관사와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