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2세 '갑질' 또 소환…공정위, 부당 내부거래 현장 조사
국정감사 줄줄이 CEO 증인 채택…대부분 출석 철회·대리인 참여
제약⋅바이오업계에 또다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발생한 바이오사 직원의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직장 상사 괴롭힘 의혹 청원서가 고용노동부에 접수되면서 제약⋅바이오업계가 갑질 논란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다니던 20대 남성 직원이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된 이후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피해가 있었다는 근로감독 청원서가 제출됐다.
청원서에는 숨진 직원의 부서장이 사망한 직원에게 ‘네가 타는 차에 불이 났으면 좋겠다’, ‘다리가 부러졌으면 좋겠다’는 갑질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본사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서 근로감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직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부서장과의 갈등 문제로 노무 상담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사측에 ‘노조가 참여한 직장 내 괴롭힘 전수 조사’를 요구했다. 현재 해당 부서장은 정상 출근하고 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위원장은 “고용노동부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여러 건의 근로감독 청원이 접수됐다”면서 “이번 근로감독이 사망 사건과 관련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또 “52시간 초과근무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을 제기한 상태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판단돼 추가 청원을 해서 근로감독관이 회사에 상주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에는 연질캡슐 전문의약품 업체인 알피바이오 윤재훈 회장이 직원들에게 수시로 욕설과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윤 회장은 여성 직원에게 “너 옛날 사진 보니까 예쁘더라” “네 눈깔이 예쁜 게 괜찮은 놈”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건물 내에 윤 회장의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회사 부서별로 표를 만들어 식사를 해야 했다는 폭로가 이어지기도 했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 고(故)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대웅제약 오너가의 갑질 논란은 윤 회장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동생인 윤재승 대웅제약 전 회장이 직원을 향해 상습적으로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1월 회사 최고비전책임자(CVO)로 다시 화려하게 복귀했다.
대웅제약의 갑질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대웅제약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재계는 이번 조사와 관련, 그동안 광범위한 일감 몰아주기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제약⋅바이오업계 갑질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 국감을 앞두고 제약⋅바이오사 대표들이 직원들에게 욕설과 성희롱 발언, 리베이트 제공 의혹 관련,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이 요구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12~13일 양일간 진행될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윤재훈 알피바이오 회장, 원덕권 안국약품 대표, 이상일 휴텍스제약 대표, 이동진 동진제약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석을 철회하거나 대리인으로 대상이 변경되면서 증인의 출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