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업의 해외 진출 자금 및 첨단소재 연구개발 자금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한국의 대(對) 중국 외교가 국내 배터리사의 핵심 원자재 공급망으로 분류되는 중국의 수출 규제 대한 비상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의존도 저감과 중국의 수출 규제 발생 시 차선책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본지가 확인한 결과 국내 원자재 수입 비중의 64.6%는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원자재 36개 중 무역수지가 음의 값을 나타내는 종목은 ▲산화, 수산화리튬(-97.9%) ▲천연흑연(-97.7%) ▲산화, 수산화코발트(-96.6%) ▲이산화망간(-90.6%) 등 총 20개로 전체 원자재의 56.8%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수지가 적자이면서 특정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품목은 총 14개이며 그중 천연흑연, 전구체(NCA, NCM), 산화리튬, 산화코발트 등은 취약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품목별 최대 의존국 및 수출입 비중
의존 현황을 확인한 결과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이 최대 의존국인 품목이 24개이며 이 중 14개 품목은 수입 비중이 70% 이상이다.
원자재 중 인산리튬을 제외하고 모든 품목의 특정국 편중도가 50% 이상이며, 황산니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품목이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다.
소재 중 대부분의 품목은 중국과 일본을 통해 수입되고, 수입액이 10억불 이상인 전구체, 양극재, 음극재, 알루미늄 파우치 모두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비는 소재나 원자재에 비해 특정국 수입편중도가 낮으나, 절단기 등 몇가지 품목은 중국 의존도가 유의미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완제품 부문서 리튬이차전지의 경우 대(對) 중국 수입의존도가 94.6%로 집계됐다.
이차전지 핵심 원자재인 산화·수산화리튬, 탄산리튬, 산화·수산화코발트, 천연흑연, 탄산망간, 황산코발트로 모든 품목의 편중도가 심하며 전반적으로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아, 모든 핵심 품목의 수입 비중 1, 2위가 중국인 상황으로 중국의 수출규제에 취약한 상황이다.
중국 하나의 길만 막혀도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매출 중심으로 떠오른 배터리 소재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외교적으로 미리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국내 기업들이 수입을 함에 있어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외교부와 관계 부처가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높다.
정부, 기업의 해외 진출 자금 및 첨단소재 연구개발 자금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기조에 맞춰 국내 이차전지 원자재·소재 기업의 주요 원광 생산국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성이 있으며 미국 IRA에 따른 이차전지 기업의 해외 진출 및 동반 진출하려는 국내 소재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
원광 정제·첨단 소재 개발·재활용 등 원자재 수급에 관련된 R&D 자금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에 대한 금융 지원과 함께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는 코발트 프리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등 대체 소재 개발 및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
한국은 천연흑연과 산화·수산화리튬에 대한 수요가 많으며 국내에서 연간 사용되는 규모의 원자재를 원활히 공급해 줄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국내 기업들은 주요 생산국에서 직접 원광을 확보하거나 글로벌 광물기업을 통해 원자재를 수급하려고 시도 중이며 기술 개발을 통해 핵심 광물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지만, 단일 기업이 해결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
중국기업 입장에서 한국은 IRA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중요한 파트너이며 새만금, 포항 등 국내 이차전지 소재 클러스터에 합작사 설립 등 형태로 진출 중이므로 양국이 원하는 바가 있을 때 외교적 관계를 적절하게 맺어, 원자재 쇼크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