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명가 한화오션, 대우조선해양 시기 잠수함 설계도면 대만으로 넘어간 것 최근에야 인지
한국 해군 방위산업의 핵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기밀 유출로 사법 리스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 사법리스크도 이젠 뜨거운 이슈이자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부문에서 한화오션은 잠수함 부문에서 기밀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탈취하고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군사기밀 탐지·수집 및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지난해 11월 말 유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9명 모두 징역 1~2년 집행유예 2~3년에 처해졌다.
KDDX 사업이란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화하는 사업으로 개념설계부터 후속함 건조까지 4단계로 진행된다.
방위사업청은 사법부의 판결을 바탕으로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계약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재판부, HD현대중공업 판결서 "누설 시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 초래 가능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을 재판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빼낸 군사기밀에 대해 "누설 시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기밀을 빼낸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사 Ⅲ급 비밀인 '특수전지원함/특수침투정 개념설계 기술 지원 용역 최종 보고서' 파일을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입수했다.
여기에 더해 디지털카메라를 준비한 HD현대중공업 직원은 KDDX의 운영개념(전·평시) 및 ROC 등이 포함된 부분을 사진 촬영했다. 해당 문서에는 군사 Ⅲ급 비밀인 '제259차 합동참모회의 결과'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향후 우리 해군에서 도입할 예정인 차기 구축함의 작전운용능력·다기능능동위상배열레이더·무장통제체계 등이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 직원은 '장보고-Ⅲ Batch-Ⅱ 선행연구 사업관리회의 및 개념설계 관리회의'에서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로 책상 위에 놓여있던 군사 Ⅲ급 비밀인 '장보고-Ⅲ Batch-Ⅱ 개념설계 중간 추진현황'을 몰래 촬영했다.
또 그들은 군사기밀 등 비밀성 자료를 A, B, C로 나눈 저장소 중 저장소 C에 보관하고 보안감사 시 네트워크를 단절하는 방법으로 감사를 피해 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사청 규정에 따라 이미 감점을 적용받고 있으며,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의 준법감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수함 명가 한화오션, 대우조선해양 시기 잠수함 설계도면 대만으로 넘어간 것 최근에야 인지
경찰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당시 개발하고 있던 잠수함의 설계도면이 대만으로 유출됐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잠수함의 경우 그 자체로 군사기밀이자 군 비대칭 전력의 핵심이란 점에서 잠수함 명가로 평가받고 있는 한화오션에 큰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남경찰청은 전직 대우조선해양 직원 2명을 내부 기술 유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잠수함 설계도면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들이 대우조선해양 재직 당시 잠수함 설계 도면을 빼돌려 잠수함 개발 컨설팅 회사로 이직 후 도면을 대만에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의 경우 수입국가의 국가 방위와 직결되는 만큼 수출회사의 기밀 유출은 수출 부문에서 특히 치명적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도 방위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수출 대상국과 품목을 다변화하고 2027년까지 대한민국을 방산 수출 4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힌 상황에서 한화오션이 이번 기밀 유출을 최근에야 알았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국내에서 덜미를 잡힌 HD현대중공업과는 다르게 핵심 기술인 잠수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는 것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오션을 살려보려는 한화의 노력에 큰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며 "사법 리스크와 재무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변화에 민감히 반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