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기 물량 11조 6000억원
증권업계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어닝쇼크 우려↑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에 이어 해외부동산펀드가 부실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오피스 빌딩 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를 기초 자산으로 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서 무더기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지분을 취득하거나 소유권을 확보한 뒤 이를 기초자산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만기 도래 전 자산을 매각해 최종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그러나 최근 상업용 오피스 빌딩 가격 하락으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오피스 공실률 19.6%로 팬데믹 이전보다 280bp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했다"면서 "미국 오피스 수요 축소 요인은 원격근무 활성화지만, 공급 과잉 요인은 2000년도부터 누적된 오피스 건설 붐(Boom)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회복되며 기업들의 임대 수요가 쏟아졌던 과거 1992년, 2001년, 2009년 사이클과 달리 이번에는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 현황’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6월말 기준 55조8000억원이며,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펀드의 개인투자자 수는 2만3084명, 투자액은 8747억원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부동산 공모펀드의 경우 이미 두자릿수대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의 경우 지난 1년간 82% 폭락했다.
올해 만기인 미래에셋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는 1년새 52.0% 하락한 가운데 텍사스 오피스 빌딩을 매입가 대비 20% 싼 가격에 매각하며 대응에 나섰다.
한국투자리얼에셋의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파생형)’도 33.9%,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은 29.78% 등도 손실을 면치 못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해외 대체투자 자산 및 부동산PF 충당금으로 인해 '어닝쇼크'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를 대폭 하회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주로 보유자산 평가손실 및 충당금 영향 때문"이라며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프랑스 부동산 관련 손실을 약 400억원 추가 반영하고, 이외에 투자목적자산도 손실 인식되며 적자 전환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