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IT 등 전문직종 확대가 비정규직 수 증가에 일부 기여"
작년 호실적에도 불구, 계약직 확대..."고용 질 저하" 비판
시중은행들이 영업 효율화를 위해 임직원을 줄이는 대신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할 은행들이 오히려 고용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이 고용한 비정규직원 수는 8083명으로, 지난해 3분기 7733명보다 350명(4.5%)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비정규직이 1353명으로 전년 동기(1010명) 대비 343명(34.0%) 늘어 가장 증가폭이 컸다.
그 다음 KB국민은행(2344명→2407명, 63명 증가), NH농협은행(2692명→2722명, 30명 증가), 우리은행(669명→688명, 19명 증가) 순으로 증가폭이 크다.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만이 내부 통제 인력 효율화 작업으로 1018명에서 913명으로 10.3%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T 등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어려운 전문직종이 늘어나면서 비정규직 수 증가에 일부 기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임직원 수는 감소해 5대 시중은행을 향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임직원 수는 7만3008명으로, 1년 전인 2022년 3분기 말(7만3662명) 대비 654명(0.9%)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이 기간 1만7252명에서 1만6756명으로 496명(2.9%) 감소했고, 신한은행은 1만4145명에서 1만3766명으로 379명(2.7%), 농협은행은 1만6190명에서 1만6179명으로 11명(0.1%) 줄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1만3836명에서 1만3850명으로 14명(0.1%), 하나은행은 1만2239명에서 1만2457명으로 218명(1.8%) 증가했다.
이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한 주요 시중은행이 작년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계약직만 늘리며 ‘눈 가리고 아웅하기’ 식의 채용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한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화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인력 충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무작정 고용 확대만을 주문하면 고용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