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 조율...딥페이크 뉴스 등 논의할 듯
- 엠비디아 독점에 메타, 구글, 오픈AI, MS 등 대응 나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생성형 AI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엔비디아의 AI 칩 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최근 이재용 회장과 만나 반도체 동맹 구축을 시도한 바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CEO는 다음 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이재용 회장을 만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도 만남을 추진 중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메타 측으로부터 면담을 요청 받았으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메타와 딥페이크 가짜뉴스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3년 6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시 저커버그 CEO는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을 만난 바 있다.
이재용 회장과 저커버그는 하버드 동문 등 인연을 갖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당시 이재용 부회장에게 애도의 뜻을 담은 메일과 함께 빈소에 조화를 보내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방문에서 이재용 회장과 AI 반도체 수급 등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메타가 설계한 AI 칩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제안될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AI 추론용 칩 설계 부문 등에서 협력을 제시할 수 있다.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실상 독점한 상태이기 때문에 빅테크 업체들은 이에 대응한 전략에 바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범용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특별 연구 조직인 'AGI 컴퓨팅랩'을 신설하는 등 AI 반도체 기술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 AGI 컴퓨팅 랩은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자 출신 우동혁 박사가 맡고 있다. AGI는 사람 수준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메타는 최근 AGI 연구를 위한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엔비디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35만 개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또 다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더해 올해 H100 60만 개에 상응하는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메타는 지난해 5월 자체 AI 칩 MTIA를 공개한 데 이어 최근 2세대 '아르테미스'까지 자체 개발했다.
오픈AI는 고성능 AI 반도체를 직접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샘 알트먼 오픈AI 대표는 지난 1월 삼성전자, SK그룹 주요 경영진과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인텔과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샘 알트먼 대표는 자체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 최대 7조 달러(약 9300조원) 투자를 유치 중에 있다.
구글도 최근 TPUv5p 칩을 대규모 언어 모델(LLM) 제미나이에 적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마이아100'이라는 칩을 공개했다. 또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약 1000억 달러(약 133조5천억원) 규모 반도체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지난 2013년 이재용 회장을 만났을 때는 '페이스북 홈' 활용 방안과 이를 기본 탑재하기 위한 스마트폰 제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한국 체류 일정 가운데 3분의 1을 삼성전자와 업무 논의에 할애했다. 당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IT 산업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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