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1.75% 감소한 수치
KB금융, 농협금융만이 실적 성장해
비은행 부문 강화 숙제
5대 금융지주의 작년 실적이 전년 대비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KB금융과 NH농협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이들 지주사의 은행들이 작년 호실적을 거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에 올해 반등을 이어가기 위해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인수합병 시장이 작년에 비해선 활발해질 전망인 만큼 비은행 강화를 위해 여러 지주들이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7조202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17조5094억원 대비 1.75%(3069억원) 감소했다. KB금융과 농협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3곳에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5대 금융 중 최대 순익을 시현하며 신한금융을 밀어내고 1년 만에 리딩금융 왕좌를 탈환했다. KB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4조6319억원으로 전년 4조1530억원 대비 11.5%(4789억원) 늘었다. 농협금융은 작년 2조23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5위에 머물렀으나 전년 2조2309억원 대비 34억원(0.2%) 늘어 성장을 이어갔다.
신한금융은 반대로 실적이 후퇴하며 2위로 내려 앉았다. 작년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원으로 집계돼 2022년 4조6656억원 대비 6.4%(2976억원)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작년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3조5706억원과 견줘 3.3%(1190억원) 줄었으며 우리금융 또한 2023년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2022년 3조1417억원 대비 19.9%(6250억원) 감소했다.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에서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다. KB증권은 작년 38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전년보다 무려 107.5%(1878억원) 늘었다. KB손해보험 또한 7529억원을 기록해 2022년 5572억원 대비 35.1%(1957억원) 증가했다.
KB금융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신한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10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4125억원 대비 75.5%(3116억원) 급감했다. 신한카드 역시 작년 6206억원을 기록해 전년 6414억원 대비 3.2%(208억원) 감소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또한 실적 후퇴를 겪었다. 하나증권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한 탓에 작년에만 27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1260억원 순익을 거둔 것과 비교해 3968억원 가량 실적이 후퇴하며 적자전환을 한 것이다. 우리금융의 계열사 우리카드 또한 작년 11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전년 2050억원 대비 45.3%(930억원) 감소했다.
작년 5대 금융지주의 은행들이 대부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5대 은행의 작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4조1022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13조8482억원 대비 2.6%(2540억원) 증가했다.
이에 올해 금융지주들이 실적 면에서 반등을 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은행 의존도가 90%를 넘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은행 실적이 주춤할 경우 지주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어 더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증권사 매물을 지속 탐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계열사들의 실적이 저조해도 중견급 증권사를 추후 갖게된다면 실적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과 비은행 부문 악화 등 지주사 실적에 영향을 끼칠 요소가 도처에 널려있다"며 "은행과 비은행을 고루 갖춘 KB금융을 제외하곤 올해 역시 성장을 이어나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