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집중 투자, 롯데케미칼은 신중론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 기업들이 신사업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올해 전지 소재 사업 투자에 있어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LG화학은 신성장동력 중에서도 전지 소재 분야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반면, 롯데케미칼은 여러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정기 주주총회 직후 “총 투자의 70% 이상이 3대 신성장동력에 집중될 정도로 꾸준히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면서 “전지 소재 쪽에 대한 투자가 제일 많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제시한 3대 신성장동력이란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 등 세 가지 사업 분야를 의미한다. 앞서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에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화학이 신성장동력에 대해 제시한 매출 목표치에서도 전지 소재 부문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신 부회장이 올해 3대 신성장동력 관련 매출 목표를 7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그중 전지 소재만 75% 수준인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신 부회장은 전고체 배터리 소재 관련 개발 및 양산 일정에 대해서도 “전고체 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이후 배터리 소재와 제조 방법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전지 소재 사업 투자에 대해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를 가지고 “지정학적 요인과 더불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작년보다 훨씬 신중한 모드로 투자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확충하고, 투자는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LG화학에 비해 전지 소재 부문 투자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인데, 이 대표는 “현금 흐름을 창출해 재무 건전성을 1차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올해 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일부 축소할 예정이다.
다만, 이 대표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목표는 작년보다 공격적으로 설정하고 철저히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신성장동력 육성 의지를 밝혀 장기적 관점에서 전지 소재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전지 소재 사업에 있어 매출 7조원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