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SK온, 마세라티·포르쉐·페라리에 배터리 공급
스포츠카 특성상 배터리 성능·무게가 중요…중국산 배터리는 아직 못 따라와
슈퍼카 브랜드들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성능 좋고 가벼운 배터리를 써야 하는 고급 스포츠카 특성상 저렴하지만 무겁고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배터리보다 국내 업체의 삼원계 배터리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세라티는 오는 15일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확한 모델명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쿠페형 전기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의 오픈탑 버전인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전부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배터리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앞서 2022년 마세라티는 브랜드 첫 전기차 모델인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에도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했다.
마세라티는 내년 대표적인 스포츠카 쿠페 차량인 'MC20' 전기차 모델도 선보이며, 2027년에는 대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고급 세단 콰트로포르테도 2028년쯤 전기차로 변신한다. 이들 차량에도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포르쉐의 첫 전기 스포츠카 모델인 '타이칸'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했다.
마세라티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는 SK온과 협력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2019년 페라리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차인 'SF90 스트라달레'에 배터리를 공급한 이후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페라리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회사다.
페라리는 지난달 SK온과 배터리셀 기술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하이브리드를 넘어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개발을 위해 SK온과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페라리는 내년 4분기쯤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생산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LFP)는 저렴하고 안정적이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슈퍼카의 성능을 감당할 수 없고 무게도 무겁다"며 “국내 업체의 삼원계 배터리가 가격은 높으나 슈퍼카 소비자들의 선호에 걸맞은 배터리라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김한곤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