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대출 등 건전성 지표 악화...체질개선 '실패'
올해 저축銀 전체 적자 2조2000억원으로 추정
저축은행 업황, 올해도 지속 나빠질 전망
5대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있지만, '체질 개선'에서는 멀어진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부실채권 매각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영업환경과 재무구조가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어 건전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대 저축은행 여신 규모는 39조6033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6119억원(10.4%) 감소했다. 고금리 기조로 조달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로 대출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여신 규모가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 절감에도 안간힘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임직원 수는 9876명으로 전년 1만311명 대비 435명 감소(4.21%)했다. 점포도 지난 5년간 30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저축은행의 '몸집 줄이기'에도 불구하고, 건설·부동산업 업체들의 부도나 채무 불이행으로 무수익여신, 이른바 '깡통대출'은 늘어 위기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5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무수익여신은 2조8886억원으로 전년 보다 7607억원(35.7%)나 증가했다.
업체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이 9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5억원(4.9%)나 감소했는데도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평균치(6948억원)를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그 다음 SBI저축은행 7239억원, 페퍼저축은행 463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4086억원, 웰컴저축은행 3792억원 순으로 많았다.
깡통대출이 급증하면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이 대부분 5%대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 연체율이 9.39%로 5대 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고, 그 다음 OK저축은행 6.86%, 웰컴저축은행 5.75%, 한국투자저축은행 5.14% 순으로 높았다. SBI저축은행만이 4.91%로 5% 아래에 머물러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올해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PF 부실화 관련 손실이 PF 대손충당금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PF대출 예상손실액은 4조8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올해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최대 3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올해 저축은행의 전체 적자는 2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황이 올해도 지속 나빠질 전망"이라며 "미국 물가 상승, 중동지역 전쟁 공포 등으로 최근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어 저축은행 업권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