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AI 칩 선두 주자이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핵심 고객사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젠슨 황 CEO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혁신의 순간을 포착할 때는 카메라 각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에는 젠슨 황 CEO의 자필 메시지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장소는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로 추정된다.

젠슨 황 CEO는 최태원 회장에게 선물한 책자에 담긴 자필 메시지에는 "To Tony(토니에게).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는 내용이 적혔다. 토니(Tony)는 최태원 회장의 영어 이름이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협력 관계 강화 차원에서 젠슨 황 CEO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 칩 선두 주자로,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칩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동을 돕는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단독 공급하며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5세대인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HBM3E 12단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났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22일간의 미국 출장 기간 동안 AI, 바이오·제약, 차세대 모빌리티 등 20여개의 글로벌 기업 CEO들과 잇달아 회동했다. 이 때 이재용 회장은 젠슨 황 CEO와 캘리포니아의 한 스시 일식집에서 만나 친분을 과시했다.

젠슨 황 CEO는 지난 3월 'GTC 2024'에서 삼성전자를 "비범한 기업"이라며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젠슨 황 CEO는 삼성전자 부스를 직접 방문해 삼성의 HBM3E 12H(High·12단 적층) 실물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는 사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