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신혼부부 지원책 절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연이어 폭등하고 있다. 전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세난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아파트 전세를 구해야 하는 신혼부부들이 갈 길을 잃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9일 발표한 '5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9% 오르면서 전주(0.07%)와 비교해 상승 폭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5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도 상승 폭이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08%로 확대됐다. 반면 지방 전셋값은 하락폭이 0.01%에서 0.02%로 확대됐다. 전국 기준 전셋값 변동률은 0.03%를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신축·역세권 등 선호도가 높은 단지를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 중"이라면서 "신규 계약가능한 매물이 감소하면서 그동안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구축 저가 단지에서도 상승거래가 발생하는 등 전세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아파트 전세를 찾는 신혼부부들이 갈수록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엔 신혼부부들이 저렴한 빌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아파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신혼부부 지원대책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공급을 확대하고 전세보증금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강남구는 최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줄기 위해 보증금 지원에 나섰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에게 보증근 1억5000만원 이내에서 연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한다.
서울시도 아이가 태어난 무주택가구에 최대 2년간 주거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소득 기준과 부모 나이에 상관 없이 출생아 1명당 매월 30만원씩 2년간 총 72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번 지원 사업을 통해 연간 약 1만가구가 주거비 지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의 높은 주거비는 아이를 낳을 결심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무주택 신혼부부의 절반 이상(57.4%)이 자녀가 없는 반면, 서울에 내 집이 있는 신혼부부의 무자녀 비율은 46.3%였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예비신랑 A(34)씨는 "정부의 지원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연소득과 자녀 유무 등의 요인으로 인해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신혼부부들이 많다"면서 "모든 신혼부부들을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