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관세, 0~7.5%에서 25%까지 인상
국내 철강기업, 미국 시장에서 쿼터 제한 적용받아 반사이익 누리기 어려워
미국 판로 막힌 중국산 철강, 한국 시장에 '저가공세' 가능성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는 대중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미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에 따른 대중 관세 인상을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연내 특정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0~7.5%에서 최대 25%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대중 관세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철강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우선, 국내 철강업계가 대중 관세로 인한 반사이익은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공급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쿼터제 제한으로 미국 수출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 대중 관세가 국내 철강사의 수출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시장으로의 판로가 막힌 중국산 철강이 국내 시장으로 값싼 가격에 들어와 한국의 철강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산 철강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다 소비되지 못하는 공급 과잉의 측면이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이 막히면 다른 판로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대로면 그동안 국내에서 이어졌던 중국산 철강의 이른바 ‘저가공세’가 지속되거나 오히려 더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올해 1분기 중국산 철강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철강재 중에서 중국산 철강재는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철강재 수입량 402만5000톤 중 약 65%가 중국산 철강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될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대중 관세 방침이 국내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섣부른 전망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중 관세가 우리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향후 중국의 대응 방침이나 시장 상황 등을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