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불법 대출 사건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MG새마을금고의 혁신이 정치권의 외면 속에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근본적 쇄신을 위해서는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가 필수적이다. 지배구조 개선도 지역 밀착 금융 특성상 쉽게 풀 수 없는 숙제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인 새마을금고법 일부 개정안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내부통제 강화다. 21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36%로 새마을금고법 개정안도 회기 내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다.

MG새마을금고의 금융 사고는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 신촌 지점이 불법적 부동산 투자로 277억 원 손실 위기에 처해 타 지점으로 흡수합병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개별 지점이 독립 법인으로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신촌 지점은 지난해 투자 과정에서 법적 권리 취득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문제가 됐다. 예상 손실액은 지난해말 신촌 지점 자본금 384억 원의 72%에 달한다.

앞서 지난해 3월 서울 소재 다른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전 임원이 연루된 700억 원대 불법 대출 사건이 일어나 해당 지점이 인근 지점에 흡수합병됐다.

총선 기간 불거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당선자의 작업대출 의혹도 아직 수사 중이다.

새마을금고의 관리 감독 주체인 행전안전부는 임시 태스크포스(TF)인 새마을금고 혁신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혁신지원단은 오는 11월까지 한시적 운영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혁신지원단에는 공무원 6명 가량이 소속돼 있다.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의 새마을금고 담당 업무를 겸하고 있는 공무원은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2년 제정된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새마을금고의 감독권은 현재 행안부인 당시 내무부 소관으로 정해졌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이 금융위원회 관리 감독을 받는 것과 달리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가지고 지역 밀착 서민 금융을 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재 수신 규모 257조에 달하는만큼 금융당국의 직접 관리 감독 대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위원회의 직접 관리감독을 받는 것 대비, 행안부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만큼은 아니겠지만 혁신지원단 내에도 경제 전문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관리 주체보다는 새마을금고의 혁신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별 지점에서 금융 사고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지점 독립성을 보장하는 지배구조가 관리 사각지대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그러나 시중은행처럼 지점별 수익성을 평가한다면 도서 지방 등에 지점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는 점에서 지점 독립성을 보장하는 현 구조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새마을금고의 입장이다.

다만, 개별 지점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지점의 일탈과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새마을금고도 이를 인지하고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 내부통제를 연일 강화하는 기조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검사 인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빅데이터 전산 모니터링으로 금융사고를 미리 적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부실 조기 경보 시스템 고도화에 나섰다.

또한 금융당국, 행안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당국에 정보를 제공하고 감사를 더 자주받는 등 책임감 있는 개혁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문제 지점의 타 지점 흡수합병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적립해놓은 자본으로 대응하고 있어 감당하기 힘든 상태는 아니라는 평가다.

그러나 지점 통폐합에 따른 불편, 연체율 상승에 따른 피해가 새마을금고 주고객인 지역 금융 소비자에 전가되고 있어 새마을금고의 근본적 혁신의 법적 근거가 될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지배구조가 특수하지만 개별 법인의 특성을 살려가며 서민 상생 금융으로서 쇄신해가는 길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민생법안의 일환으로 개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