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캄보디아 신도시 및 부동산 개발사업 희망"
- 마넷 총리 "한국 기업을 위한 새로운 경제특구(SEZ) 설립 등 계획"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가 한국을 공식 방문한 훈 마넷(Hun Manet) 캄보디아 총리와 잇따라 만나 캄보디아와의 경제 협력 모색에 나섰다.
매년 5% 이상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커지는 캄보디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마넷 총리는 지난 15∼18일 한국 방문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은 물론 재계 인사들과의 일정을 소화했다.
우선 마넷 총리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이중근 부영 회장을 만나 고문 위촉장을 전달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마넷 총리가 한국 기업인을 고문으로 위촉한 것은 이중근 회장이 처음이다. 부영그룹은 "이중근 회장이 마넷 총리의 고문으로 캄보디아 경제 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영그룹은 최근 캄보디아에 버스 1300대를 기증하고, 초등학교 300곳 건립을 위한 기부금과 각종 교육 기자재를 지원했다. 또 수도 프놈펜에 1만50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인 '부영타운'을 건설 중이다. 부영타운 내에는 1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우정 캄보디아 학교'를 열 예정이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도 같은 날 마넷 총리를 예방하고 효성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함께 스판덱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 제품들을 설명했다.
효성은 현재 캄보디아에 타이어 보강재와 폴리프로필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을 수출하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캄보디아는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발전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면서 "효성은 중국, 베트남에서의 성공에 이어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고, 캄보디아 정부에서도 관심과 지원 확대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마넷 총리는 "캄보디아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리며, 새롭게 출발하는 HS효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캄보디아로의 진출과 투자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또한 마넷 총리와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원주 회장은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를 비롯한 도시개발사업의 성공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캄보디아 신도시 및 부동산 개발사업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며 "이러한 신도시 및 산업단지 등의 개발사업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투자자본의 유치로 캄보디아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마넷 총리는 "캄보디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것에 감사하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캄 우정의 다리 사업에 대우건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희망한다"며 "이번에 체결된 월드브릿지 그룹과의 MOU(양해각서)를 바탕으로 현지 기업과의 협력 모델을 만들어주시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해주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 "캄보디아는 신재생 발전, 수처리 등 다양한 인프라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주거부동산 외 산업단지, 물류허브 등의 사업에 대해서도 캄보디아 정부가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이날 캄보디아 현지기업인 월드브릿지 그룹(WorldBridge Group)과 캄보디아 현지 개발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캄보디아 현지의 산업단지를 포함한 부동산 사업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물류단지 및 부동산 부지 개발 사업을 추진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월드브릿지 그룹은 1992년에 설립된 캄보디아 물류 1위 기업이다. 부동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현지에서 동남아시안게임 선수촌 단지 개발사업을 비롯해 다수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또 마넷 총리는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단과도 면담했다. 마넷 총리는 "한국 기업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비 중"이라며 "한국 기업을 위한 새로운 경제특구(SEZ) 설립 및 캄보디아 내 한국 기업들과의 소통을 위한 채널을 개설하겠다. 1년에 2회씩 민간협의체를 통한 한국 기업들과의 회의를 열어 애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만기 산업연합포럼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한국 전용 공단 설치나 세제 지원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전기, 물류, 공업용수, 숙박시설 등에도 관심이 많다"며 "특히 수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정보기술(IT), 데이터 관련 산업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2015∼2019년 7% 안팎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 주춤하긴 했으나 2022년 5.2% 성장률을 회복한 뒤 올해 5.8%, 내년 6.1%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캄보디아에는 현재 식품, 섬유, 제조, 건설, 금융 등 분야의 300개 이상 한국 기업이 진출한 가운데, 한국과 캄보디아 간 교역 규모는 2023년 10억5200만달러(약 1조42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캄보디아에는 현재 식품, 섬유, 제조, 건설, 금융 등 분야의 300개 이상 한국 기업이 진출한 가운데, 한국과 캄보디아 간 교역 규모는 2023년 10억5200만달러(약 1조42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