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서두르는 우리금융...증권‧에프앤아이 '맑음', 보험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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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강화 서두르는 우리금융...증권‧에프앤아이 '맑음', 보험 '흐림'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5.2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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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은행 의존도 95.8%
한국포스증권 인수하는 데 성공
우리투자증권, 인력 확충에 집중
우리에프앤아이 실적 성장세
롯데손해보험 인수는 매각 측과 몸값 이견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하는가 하면,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유상증자를 단행해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또한 보험부문 강화를 위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양측 간 몸값에 이견을 보여 난항을 겪고 있다. 본입찰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비싼 가격 때문에 막판에 물러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유일하게 은행 의존도가 90%가 넘어 금융지주 중 제일 급할 것으로 안다"며 "지금과 같은 고금리 시기에 NPL(부실채권) 투자를 늘리는 것은 비은행 강화로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부족한 비은행 부문을 보충하기 위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순이익 기준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5.8%에 달한다. KB금융(37.1%), NH농협금융(64.7%), 신한금융(70.3%), 하나금융(81.5%)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편이다.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던 우리금융은 최근 포스증권을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의 합병을 추진하고 합병병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이번에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의 총 자본규모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18위에 불과하다. 자산으로 봤을 땐 6조6000억원인데 이는 10년 전 매각 당시 30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WM(자산관리)과 IB(투자은행)를 확충하고자 관련 부문 인재영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IB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증권 출신 인물들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지난 2월 남기천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가 우리종금 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남 대표는 증권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출신 정통 증권맨으로 불린다. 이어 홍순만 미래에셋 이사 역시 우리종금 인사본부장으로 둥지를 틀었다. 박현주 미래에셋 기업금융1본부장 또한 우리종금 기업금융본부장으로 가기 위해 최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은행 강화의 또다른 첨병은 바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저평가된 부실채권(NPL)을 싸게 매입해 비싼 가격에 매도하여 차익실현하는 것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최근 NPL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작년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38억6600만원으로 전년 8억6700만원 대비 무려 4.5배나 늘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에 따라 경매가 늘어날 예정인 만큼 올해 순이익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은 노를 젓기 위해 최근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몸집을 키웠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1200억원을 투입해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기자본은 3340억원대로 늘어났다. 

[사진=롯데손해보험]
[사진=롯데손해보험]

우리금융은 보험 부문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23일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매각을 주관하는 JP모건에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우리금융은 현재 롯데손보의 적정 몸값을 알아보기 위해 실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순조롭게 증권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보험 쪽은 아직 지지부진한 편이다. 양측 간 몸값 이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롯데손보의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몸값을 2조원 중반대로 측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최대 1조8000억원 이상 지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사 기간이 짧은 것도 걸림돌 중 하나다. 우리금융에게 주어진 기간은 한 달 남짓이다. 총 두 달 반 동안 실사가 진행되는데 IFRS17 도입 이후 바뀐 회계제도에 따라 실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작년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실사하는 데만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우리금융도 이를 감안해 추가로 자료를 요구하며 꼼꼼히 실사에 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몸값 이견이 본입찰까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우리금융이 이번 인수전에서 발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본입찰에는 다른 금융지주들 역시 참전할 수 있어 오히려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비은행 강화를 위해 실탄을 써야 할 곳이 많은 우리금융 입장에선 롯데손보 한 곳에만 거액의 돈을 지출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좋은 매물인 건 맞으나 문제는 가격"이라며 "현 시점에선 가격이 너무 높고 미래 기대이익인 보험계약마진도 성장세가 주춤한지라 우리금융을 포함한 금융지주들은 이를 인지한 상태에선 큰 가격을 지불하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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