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원유 공급가 오르나?... 유업계, “원유값 올라도 소비자 가격은 올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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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원유 공급가 오르나?... 유업계, “원유값 올라도 소비자 가격은 올리기 어렵다”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6.10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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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원유 가격 인상폭 협상 시작
우유 생산비 증가... 가격 인상 가능성↑
유업계, "가격 부담 감내 우려" VS 농식품부, "인상폭 최소화 추진할 것"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 협상이 내일부터 진행된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의 증가에 따라 원유 가격의 인상 또한 검토하게 된 것이다. 

유업계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소비자의 반발과 고물가로 비롯된 물가 안정 기조로 인해 제품 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려워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유업계의 가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원유 가격 동결 및 인상 최소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일부터 낙농가와 유업계의 원유 가격 인상폭 협상이 시작된다.[사진=문슬예 기자]
오는 11일부터 낙농가와 유업계의 원유 가격 인상폭 협상이 시작된다.[사진=문슬예 기자]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원유 가격 협상에 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식품부는 오는 11일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를 구성해 원유기본가격을 조정하는 첫 협상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낙농진흥회는 매년 생산비 변동폭이 4% 이상일 때 협상을 시작하는데,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4.6% 상승함에 따라 협상이 열리게 된 것이다. 원유 가격은 생산비 상승분의 0~60%인 리터당 0~26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통계청의 지난해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유 생산비가 리터당 1003원으로 전년대비 44원이 증가해, 원유가 또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폭 결정에 따라 흰우유 판매 가격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만, 원유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유업계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례없는 고물가가 지속되며 식품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기업들에 물가 안정 및 가격 인상 자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 기업들은 이미 상당한 가격 부담을 내부적으로 감내하는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10일 <녹색경제신문>에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데,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소비자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 또한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가 가격 인상 부담을 내부적으로 감내할 순 있지만, 흰우유의 수익 특성이 문제"라며 "제품 특성상 흰우유는 원가 비중이 높아 영업이익이 1%에 못 미치기 때문에 원유값이 오른다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농식품부는 기업이 해당 가격 부담을 오롯이 감당하지 않도록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0일 <녹색경제신문>에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유업계가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생산자와 유업계의 협력을 통해 가격 동결이나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낙농가와 유업계의 첨예한 입장 차이에 원유 가격이 기존 협상기한을 한 달 가량 넘겨 인상폭이 결정되는 등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식품부는 해외 제품의 국내 시장 잠식 등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에 따라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협상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생산비만을 반영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던 생산비 연동제와는 달리,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생산비와 수급 상황을 원유 가격에 함께 반영한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유업체가 구매할 용도별 원유량을 조정하는 협상도 함께 진행해, 음용유 공급 과잉 시 물량을 줄이는 대신 가공유를 늘릴 수 있게 됐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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