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탭티브 크루즈 콘트롤(ACC) 대형사고 늘어나는데...국내 5년간 18건? 통계조사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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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탭티브 크루즈 콘트롤(ACC) 대형사고 늘어나는데...국내 5년간 18건? 통계조사 의문
  • 문홍주 기자
  • 승인 2024.06.14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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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장착 자동차, 수동 운전차량보다 사고위험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연구소(IIHS, 민간 비영리 기관) 연구에 따르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하 ACC) 시스템이 장착된 자동차가 일반적인 수동 운전 차량보다 사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밝힌 ACC 관련 사고 통계자료는 ‘5년간 총 18건’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미국 조사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 한국의 ACC 시스템 장착 차량 댓수 추정에 비해 너무 낮은 사고율로 보이기 때문이다.

ACC 사고로 사명자 1명이 발생한 ‘24년 5월 호남고속도로 사고 현장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판매된 신차(2023년 기준 약 150만 대 신차판매) 중 약 20~30%가 ACC 시스템을 장착했다고 가정하면 최소 30만대(20% 기준)의 신차가 ACC를 장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년간 ACC 차량이 계속 판매되어 왔다는 점을 반영하면 한국의 자동차 총 보유 대수 2500만대(2023년 기준) 중 100~150만대의 차량에 ACC가 탑재되어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ACC 사고 통계대로라면 이는 매우 낮은 사고율이다. 한국 운전자들이 ACC를 정말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거나, 기능이 장착되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사용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 ACC 시스템이 실제로 안정성을 높여 사고를 줄인 걸 수도 있다. 여러 이유로 ACC 관련 사고가 누락되었을 수도 있다.

통계 수치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모든 차량 추돌사고에 대해 그 원인차량이 ACC 기능모드를 작동했는지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따라서 사상자 발생 건 중 현장조사에서 ACC기능 모드 여부가 운전자 진술을 통해 확인되거나, 사고영상이 확보되어 ACC 주행으로 추정되는 건을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사고조사 의뢰하여 ACC 기능 작동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의 ACC 조사 결과는 현재로서는 제한적인 국내 ACC 사고 통계조사의 한계점을 감안하여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는 개선된 ACC 사고 조사방법이 만들어져야만 할 것이다.

ACC, 과속으로 인한 치명적 사고위험 10% 높아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연구소(IIHS)의 연구에 따르면, ACC 시스템을 사용하는 운전자는 설정 속도를 높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어, 수동 운전자보다 치명적인 사고의 위험이 10% 더 높다. ACC 시스템을 사용할 때 운전자는 제한 속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24% 더 높으며, 특히 제한 속도가 낮은 구간(예: 55mph 구간)에서 더 많이 초과하는 경향이 있다​.

해당 연구는 보스턴 지역에서 ACC가 장착된 차량을 운전하는 40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IIHS는 "이는 운전자가 ACC 시스템이 안전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착각으로 과속을 하기 때문"이라며 “ACC 시스템이 기본 설정 상태에서 인간 운전자보다 더 큰 안전 거리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과속에서는 이러한 안전성이 상쇄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ACC 사고,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각국 정부는 ACC 시스템의 오용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고속도로 안전 보험 연구소(IIHS)와 같은 기관이 ACC 사용의 위험성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통해 경고하고 있다. 또한, 일부 주에서는 ACC 시스템이 과속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사용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ACC 시스템의 사용과 관련된 법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ACC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의 속도 제한 준수를 위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강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 사고조사 전문가는 “ACC 사고와 관련된 운전자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ACC 오용 사고 발생이 확인될 경우 법적 처벌 수위를 높이고 및 보험금 인상에 반영하는 등 실질적인 운전자 불이익이 강화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ACC 사고 크게 증가하고 있어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에서 적응형 순항제어 등 주행보조 기능과 관련해 발생한 사고는 총 18건이며, 이 중 6건이 올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올해 5월 교통사고 안전관리 중인 한국도로공사 안전순찰차를 뒤따르던 승용차가 추돌해 공사 직원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라며 “사고를 야기한 차량이 적응형 순항제어 작동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적응형 순항제어 기능은 운전자의 주행 편의성을 높여주지만, 단독 기능만으로 주행의 편의성을 완벽히 보장해 주지 못하는 주행 보조 장치이기 때문에, 도로 주행환경 및 주변 물체의 특성 등에 따라 전방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문홍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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