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100억원 이상의 예산과 28년 말까지 200개 기업 지원을 목표로 하는 정부 차원의 AI(인공지능) 자율제조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한편 산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100억 예산이 '택도 없는 수준'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정부가 AI 산업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며, 철저한 검증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자율제조 전략 1.0' 10대 선도프로젝트 선정 작업 착수
정부의 이번 사업은 지난 5월 산업부에서 밝힌 ‘AI 자율제조 전략 1.0’에 따른 것으로 산업부는 AI 자율제조 10대 선도프로젝트의 선정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후보 사업에 포함된 산업 분야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기계, 디스플레이, 철강, 섬유, 가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첨단 및 주력업종이 모두 포함돼 있다.
산업부는 해당 주력업종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식 수요를 조사하고 최종평가를 거쳐 8월 중에 10대 선도프로젝트를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선정된 사업에 대해서, 기업별로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통합시스템 등의 개발과 구축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며, ’28년까지 지원 대상을 2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정부의 사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다수의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기대보다 우려를 내비쳤다.
정부차원의 AI 활성화 사업, 과연 실효성 거둘 수 있을까?
“현대차 등에서도 이미 ‘스마트 공장’을 의욕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이쪽도 최종적으로는 AI를 지향하고 있는데 이와는 어떤 차이가 있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산업부 관계자는 “로봇·장비 등을 제조 공정에 결합해 주력 산업의 생산 고도화와 자율화를 구현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하나의 기업이 아닌 산업 전반에 AI를 확산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AI 전문가는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표준화가 어렵다”라며 “다양한 기업들이 각기 다른 시스템과 기술을 도입하면 상호 호환성 문제와 함께 유지보수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우려했다. “특히 AI 기술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가 필요하며, 초기 도입 이후 지속적인 지원이 부족하면 기술이 빠르게 구식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번 사업에는 무엇보다 '실효성 검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주도 프로젝트가 실제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과거 정부 프로젝트에서 실효성이 낮았던 사례를 우리는 무수히 많이 보아왔다.
산업 전문가는 “대표적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R&D 지원 사업은 기술 상용화와 관련된 실효성이 낮아 연구 결과가 실제 산업에 적용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라며 “문재인 정부도 지역 균형 발전을 명목으로 여러 대규모 사업을 예타 면제로 추진했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적었다”라고 했다. 따라서 “100억 지원, 200개 기업이라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하나의 실효적인 AI 선도 기업 사례를 만들어내는 검증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