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8억종 분자 모델 데이터베이스화…비만・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성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 현장 즉시 투입 가능 융합인재 양성에 나서
[녹색경제신문 = 강성기 기자] 국내 제약사가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AI(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 기업들이 독자적인 ‘AI 신약개발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신약개발의 난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JW중외제약과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는 자체 AI 기반의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인 '클로버(CLOVER) '와 '주얼리(JWELRY)'를 보유, 신약 개발 전주기에 활용 중이다. 클로버는 빅데이터 플랫폼이고 주얼리는 2만 5000여 종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다.
JW중외제약이 클로버와 주얼리를 활용해 개발한 후보물질 중 기대되는 약물로는 Wnt(윈트)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과 STAT3(스탯) 표적항암제 'JW2286' 두 가지가 있다.
JW0061는 Wnt 신호전달을 촉진시켜 모발 재생을 유도하는 신개념 탈모 치료제로, 올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First-in Class) 후보물질이다.
JW2286은 STAT3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로, 지난달 19일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STAT3은 세포 내에서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전사인자)로,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 전이, 약제 내성에 깊이 관여한다.
대웅제약은 신약개발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 종의 분자 모델을 전처리를 거쳐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재료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내는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
향후 대웅제약은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 전주기에서 AI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DB와 신약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 단계에 돌입시키는데 단 두 달이 걸렸다. 대웅제약은 “연구원들이 1년 넘게 고민하던 난제를 AI를 통해 해결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AI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를 통해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데 단 6개월이 걸렸는데,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최소 1~2년 소요될 프로젝트였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한 AI 신약개발 시스템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관련 인재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은 ‘도전 LAIDD, AI 신약개발 멘토링 프로젝트’를 개설하고, AI 신약개발 현장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융합인재 양성에 나섰다.
LAIDD 멘토링 프로젝트는 △신약개발에 AI를 활용 중이거나 직무 전환을 고려 중인 제약바이오기업 재직자 △AI 신약개발을 학습하고 싶은 AI 개발자 △AI 신약개발 관련 대학(원)생 및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멘토와 멘티들은 AI, 생물학, 화학, 약학, 의학 등을 바탕으로 파이썬, 파이토치, R프로그래밍, 리눅스 등을 활용한 AI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