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전환해 도시계획・건축에 응용하는 것이 관건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또 그만큼 정치적이고 도처에 편재해있는 에너지. 인간이 지은 건물, 도시 인프라, 개인용 소비용품까지 에너지 없이 작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에너지는 현대 사회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전 세계가 신재생 녹색 에너지 전환기에 한창인 지금, 글로벌 에너지 섹터가 미래 청정에너지 시대로 이행하는데 어떻게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디자인 전시회가 독일에서 열리고 있다.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 제조업체를 겸하고 있는 독일의 비트라(Vitra) 가 운영하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에서는 ‚에너지의 미래를 디자인하다(Transform! Designing the Future of Energy)라는 전시회를 기획해 산업용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시설에서 소비자용 스마트 모빌리티와 미래 도시 에너지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미래 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한다.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서 우리는 지난 20세기 동안 전 세계 경제의 원동력을 제공해 온 화석연료(석탄, 원유, 천연가스 등) 사용을 대폭 줄이는 대신 태양광과 풍력이 주축이 된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대체해 나가야 한다.
일상 속에서에서부터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 신체제로 이행하려면 에너지 원천의 성질과 특성에 맞는 과학기술 혁신과 그에 걸맞은 디자인이 동반돼야 산업적 해법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저항없이 수용할 수 있다.
전기 구동식 모빌리티는 사용자가 직접 접촉하는 일상 용품을 통해서 소비자를 신재생 에너지로 인도할 수 있다. 가령, 전기 자전거를 비롯해 가정용 전동 커피 메이커, 욕실용 온수 샤워기, 인터넷 웹 브라우저는 그런 예다.
미래 신재생에너지 시대 노마드적 삶과 일을 사는 소비자들은 전통적 개념의 그리드망에서 벗어나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포집 발전시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디자이너 파울리네 반돈겐(Pauline van Dongen)의 ‚솔라 셔츠‘는 입고 다니는 동안 태양광 전기 발전이 가능한 소비자용 이동 발전소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녹색 수소 연료 생산 및 보급 가격이 저렴해지게 될 미래, 수소 밥솥으로 요리를 하고, 자체 소형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기로 집안 실내 조명등 전기를 공급할 수도 있게 된다. 또, 지금 보다 기류를 더 잘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 완성된다면 집 주변에 감도는 기류나 빗물을 모아 가정용 전력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가정용 자급 전력 공급 시스템도 가능해질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 화석연료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 1이 건설 및 교통 섹터에서 발생한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최근 첨단 글로벌 건축사무소들은 청정에너지 기술을 건축 디자인에 통합시켜 설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물 외벽에 태양광 집전판을 설치해 실내 냉난방, 통풍, 가정용 전력 공급 등 연료를 자체 공급하고, 잉여 에너지는 보관하는 에너지 저장소로 사용하는 친환경 건축은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신재생 청정에너지 시대가 이행한 미래의 지구 풍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청정에너지 발전 및 저장고로서의 건물과 구조물들들은 지구의 여러 천연자원 — 태양광, 풍력, 지열, 수력 등 — 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광활한 공지를 활용하거나 고도로 높게 지어지는 극도의 수평수직형 미학으로 진화할 것이다.
신소재 미래적 룩(look)을 한 자가 에너지 공급형 어패럴을 착용한 도시인들이 건물 새새로 난 도로 위를 e-모빌리티 교통수단을 타고 오가는 사이 스마트 도시 시스템이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최적으로 제어하는 미래 도시와 시골 신풍경은 이미 네덜란드의 렘 콜하스 건축사무소 같은 싱크탱크들이 비전을 그려놓고 실현하고 있다.
미래 신재생에너지 기반 경제 건설에 현대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어떤 비전과 시각적 혁신을 구상하며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전시회는 오는 9월 1일까지 열린다. 전시명: ‚에너지의 미래를 디자인하다(Transform! Designing the Future of Energy), 전시 기간: 전시 기간: 2024년 3월 23일~9월1일. 전시 장소: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 독일 바일 암 라인(Weil am Rhein). All images courtesy of Vitra Design Museum.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