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실손보험금 10억원 편취한 한방병원 적발에도 보험설계사 가담
- 특별법에 보험업계 종사자 개입 시 가중처벌 조항은 제외
- 보험업계, 엄중 처벌과 행정제재 병행 등 근원적 처방 필요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보험사기에 대한 관대한 처벌이 오히려 보험사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릴 전망된다. 오는 8월부터 개정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본격 시행되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보험종사자 등 특정 직업군에 관한 가중처벌 내용이 빠져있어서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해마다 늘어나는 보험사기 범죄가 전문화·조직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설계사 등의 가담은 늘어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1164억원, 적발인원은 10만9522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 6.7% 늘어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보험업 종사자가 전년 대비 9.7% 증가해 평균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
10일 금감원이 발표한 '조직형 보험사기 전문 한방병원 적발' 과정에도 어김없이 보험설계사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금감원과 부산경찰청이 공조를 통해 한의사, 전문의, 간호사, 가짜환자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 일당 대부분(103명)을 검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가짜환자 100여명은 의료진의 권유에 현혹돼 공진단, 피부미용 시술 등을 받았음에도, 허위로 발급된 도수치료 영수증 등을 보험회사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실손보험금 10억원(1인당평균1000만원)을 편취했다.
특히 가짜환자 100여명에 대한 분석 결과, 11명은 가족 및 지인관계로 추정됐는데, 이들 중 5명이 보험설계사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병‧의원이 연계된 조직형 보험사기를 척결하기 위해 올해 초 금감원과 경찰청이 MOU를 체결한 이후, 경찰청의 보험사기 특별단속과 연계해 가시적 성과를 이룬 사례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는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을 통해 사회 안전망으로서 기능해야 하는 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민생침해 금융범죄"라며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은 향후에도 보험사기 척결을 위해 적극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기의 처벌 범위를 확대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오는 8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는 보험사기가 성립하기 이전에 이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소셜 커뮤니티나 SNS 등을 통해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하는 행위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그동안 보험사기와 관련해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 시에는 공범으로만 조치가 가능했었다.
금융당국의 보험사기 조사권도 강화된다. 이 조치로 향후 보험사기를 통해 보험금을 중복 수령·편취하거나 방법을 안내·게시하는 행위 등에 대해 수사기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조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핵심 조항 중 하나로 꼽히던 보험사기에 개입한 보험업계 종사자 등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은 개정안에서 제외돼 아쉬움을 남겼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기 행위 적발 시 보험산업관계자를 가중처벌 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보험사기가 더욱 교묘해지고 대범해지고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처벌과 행정제재 병행 등의 근원적 처방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