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킥' 주는 매운맛... "달지도 않네"
메인 버거는 쇠고기 패티·맥모닝은 맥치킨 패티... 두 가지 버전 모두 즐길 수 있어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고추를 마치 마이크처럼 든 농부가 이행시를 외쳤다.
진, 진주 고추. 주, 주겨줘요!
맥도날드 신제품 광고 영상에 등장한 진주 지역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 모델의 외침이다.
올해로 4년 차를 맞은 한국맥도날드의 지역 상생 프로젝트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Taste of korea·한국의 맛)'의 이번 주인공은 경남 지역의 풍부한 햇볕을 받고 자란 '진주 고추'다.
'한국의 맛' 네 번째 시리즈… '고추' 활용한 버거
지난 10일 맥도날드가 '2024 한국의 맛 신메뉴 출시 기념 행사'에서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의 네 번째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 공개된 신메뉴는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진주 고추 크림치즈 머핀 ▲영동 샤인 머스캣 맥피즈 총 3종이다.
메인 제품인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는 우선 육안으로 봤을 때도 풍성해 보이는 내용물이 이목을 끌었다. 두 장의 소고기 패티에 베이컨, 양상추와 토마토, 고추 피클이 언뜻 보이는 크림치즈까지.
개인적으로 버거는 손바닥으로 꾹 눌러 압축해 먹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풍성함을 그대로 즐기기 위해 변형을 거치지 않고 먹어봤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운맛… 그러나 확실한 '킥'
우선 '기분 좋은 매운맛'이라는 첫인상을 느꼈다.
'기분 좋은' 매운맛이라는 것이 자칫 의아하게 들릴 수 있지만, 과하게 맵지 않으면서 적당한 '킥'을 주는 맛이 말 그대로 '기분 좋게' 느껴졌다.
본지 기자는 햄버거를 먹고 싶지만 느끼한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을 때 주로 매콤한 맛을 내는 맥도날드의 스테디셀러 '상하이 버거'를 찾았다. 그러나 상하이 버거의 매콤함은 매운 염지가 된 '치킨 패티'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버거를 먹고 싶을 때는 영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버거는 알싸한 매콤함과 맥도날드의 특장점인 진한 맛의 순쇠고기 패티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특히 토핑인 크림치즈와 '진주 고추 홀스래디쉬 소스'가 만나니 최근 한국을 뒤흔들었던 '청양마요'의 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특히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단 맛'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보통 '불고기버거'로 대표되는 한국식 버거의 특징은 달달한 감칠맛이다. 이번 신메뉴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달달한 크림치즈 소스를 예상했으나, 의외로 단 맛이 메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녹진하고 짭짤한 크림소스의 맛에 가까웠다. 적당한 매콤함에 짭짤한 감칠맛까지, 한국인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간담회에 참여한 다른 기자는 맥모닝 메뉴인 '진주 고추 크림치즈 머핀'이 더 맛있다는 평을 내렸다. 바삭하고 리치한 맥치킨 패티가 알싸한 고추 소스와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깊은 고심 끝에 맛에 '킥'을 선사하는 매운맛 단계를 선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맥도날드 메뉴팀 백창호 팀장은 <녹색경제신문>에 "사람마다 매운맛을 느끼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매운맛 단계 결정에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며 "결론적으로 매니아 층을 위한 정말 매운 버거보다는 다양한 소비자층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매운맛 단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역 농가 상생 프로젝트… 첫 정식 제품 선정될 수 있을까?
한편, 한국맥도날드는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를 통해 지난 2021년부터 고품질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창녕 갈릭 버거, 2022년 보성녹돈 버거, 2023년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의 누적 판매량이 20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맥도날드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강조하는 것은 '지역 농가와의 상생'이다.
실제로 프로젝트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제품들을 통해 약 750t에 달하는 국내산 식재료를 수급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 대외협력 담당 양형근 이사는 <녹색경제신문>에 "지역 상생을 위해 해당 프로젝트를 실천해오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전 세계 75%가 사용하는 글로벌한 식재료인 고추를 활용해 한국의 맛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을 받은 진주의 농가 5곳 정도에서 고추를 수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제품은 한정 기간 동안 판매될 예정이다. 다만 고객의 뜨거운 사랑이 지속된다면 제품의 상시 판매도 가능하다는 맥도날드의 설명에 따라,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가 '한국의 맛' 시리즈 중 정식 제품이 되는 첫번째 사례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