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판 과학 이용한 ‚초인간주의 (superhumanism)‘ 시도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또 하나의 국제 스포츠 올림픽 대회 ‚엔헨스드 게임스‘ 가 오는 2025년 첫 행사를 개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독일계 미국 억만장자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피터 틸(Peter Thiel)과 미화 3억 달러(우리 돈 약 4,160억 원) 규모의 투자 지원금 유치 협상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해외 유력 언론 매체들이 최근 보도했다.
엔헨스드 게임스(The Enhanced Games)는 전 세계의 운동선수들이 육상, 수영, 역도, 체조, 격투 등 10개 종목 경기에 참여해 최고 기록 달성을 목표로 경쟁하는 장을 제공하는 다소 색다른 연례 스포츠 행사다. 억만장자 사업가인 아론 드수자(Aron D’Souza)가 2023년에 영국 런던에서 설립해 투자자 유치 작업에 한창이다.
드수자와 크리스티안 안거마이어(Christian Angermayer) 두 공동 창업자는 이 새로운 국제 스포츠 경기 주최를 성사시키는데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세계 부유국 국부펀드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자들과 펀딩 협상 결과, 전(前) 코인 베이스 임원 출신의 암호화폐 투자자인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의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정작 엔헨스드 게임스는 최근 열띤 사회적 찬반 여론의 한 가운데서 화재가 되고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엔헨스드 게임스 경기 행사에 참가하는 운동선수들이 최대 역량을 발휘하고 세계 기록 경신 목표에 달성할 수 있도록 경기력 향상용 약물 또는 의약품의 도움을 받는 것을 장려하는 ‚도핑 허용(pro-doping)‘ 스포츠 행사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참가 선수들의 건강과 공정한 경쟁 유지라는 원칙에 따라 실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키는 약물 사용을 금하는 이른바 ‚반(反) 도핑(anti-doping)’ 정책의 이제까지의 세계 스포츠 행사들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올해 안으로 엔헨스드 게임스 사가 피터 틸 투자자의 후원금 3억 달러를 추가로 확보하는데 성공할 경우 엔헨스드 게임스는 빠르면 올 연말인 2024년 12월에 첫 회 행사를 개막할 수 있기를 업체는 기대한다.
이 행사는 올림픽 경기처럼 매년 다른 도시에서 개최되는 유목적 행사로 조직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여러 도시들이 이 행사 주최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트랜스 휴머니즘 — 과학 통한 인간 한계 초월‘ 실험
전 세계 억만장자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이 단지 질병 치유를 넘어서 장수(長壽)나 영생(永生)의 비결 탐색에 유난히 관심이 많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령, 바이오테크 및 첨단 과학 분야 열렬한 투자자인 안거마이어 공동 창업자는 그 자신 보디빌딩과 피트니스 향상에 다양한 첨단 의약품을 사용하며 실험하는 현대 과학의 신봉자다. 그의 개인 투자 기업인 아페이론 인베스트먼트 그룹(Apeiron Investment Group)은 싸이로시빈이라는 버섯 성분을 이용한 장수 및 영생에 도전하는 테라피 기술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그는 다수의 연구 조사를 통해서 현대 경쟁 스포츠계에서 활동하는 운동선수들의 절반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약물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비밀 아닌 비밀이라고 지적하면서, 경기력 향상용 약물을 과학에 근거해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인체에 미칠 위험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한다.
또, 엔헨스드 게임스에 참가하는 모든 운동선수들이 미국 식품의약국(USFDA) 승인한 과학적인 의료 검진 절차를 거쳐 FDA 인증 약품 — 가령,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근육 증강제), 성장 호르몬제 등 — 을 과학적으로 사용하도록 엄격한 절차를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여 강조한다.
과학에 기반한 인간 신체의 한계 도전과 신 초인간으로 진화라는 급진적 슬로건을 내건 엔헨스드 게임스의 행사 의도를 두고 특히 의학계에서는 경기력 향상용 약물 사용의 건강상 위해성과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엔헨스드 게임스 출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출한 운동선수들도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론 드수자 창업자 겸 행자장이 이 대회에서 신기록을 기록한 선수에게 100만 달러(우리 돈 약 14억 원) 상금을 수여할 것이라는 뉴스가 보도되자, 호주 출신의 수영선수인 제임스 마그누센(James Magnussen)은 호주와 영국의 매체를 통해서 우승 상금 150만 달러(우리 돈 약 21억 원)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도핑 올림픽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