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금융당국이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사태로 인해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는다. 56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 지원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당장 지원이 필요한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큰 자금이 투입되는 데 반해 환수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면서 "자칫하면 정책자금으로 기업의 실책을 덮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9일 금융위원회는 정부 대책으로 발표된 티몬·위메프 피해업체 금융지원을 원활히 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비롯해 은행연합회 등 각 금융협회, 상호금융중앙회도 참석했다. 더불어 KB국민·신한·SC제일은행 등 티몬과 위메프의 선정산 대출 취급 금융기관 역시 참석했다.

앞서 이날 정부는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사태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56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 지원을 골자로 하는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긴급경영안정자금 2000억원을 공급한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으로 피해를 입거나 일시적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출해 주는 정책자금(융자)이다.

대출한도는 피해금액(정산지연액) 이내 중진공 10억원, 소진공 1억5000만원이다. 금리는 올해 3분기 기준 변동금리로 중진공은 3.4%, 소진공은 3.51%다.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방식은 직접대출이며, 기간은 5년 이내다. 원금을 갚지 않고 매달 이자만 납부하는 기간은 2년이다.

한편 이같은 금융지원을 놓고 당장 소상공인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은 막게 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엔 한계가 있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이 아니라 정산금을 티몬·위메프에서 주지 않으면 결국 소상공인은 빚더미에 앉게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규모 정책자금을 사기업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쓰는 것을 놓고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함께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면서 "책임소재를 확실히 물어 금융권이 책임을 온전히 떠앉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