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민 내쫓기 문제, 실질적 해결책 제시해야" 전문가들 대책 촉구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지난 달 31일 국토교통부가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확정함에 따라, 개발 사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포신도시 주민대책위는 정부의 보상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며 24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는 김포시 양촌읍과 마산동 일대 약 221만 평(약 730만㎡)의 부지에 총 4만 6천여 가구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으로, 수도권 내 주택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 지역 언론사에서는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에 콤팩트시티가 들어서게 되면 큰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낙관적 보도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주민들은 이번 개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기자는 왜 서울 언론의 반응과 김포 현지 주민들의 반응이 완전히 다른 것인지, 김포신도시 주민대책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해 이강철 상임부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포신도시주민대책위원회 이강철 상임부위원장은 "이번 개발로 인해 많은 원주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터전을 일구며 살아왔던 원주민들이 이번 공공주택지구 지정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주민 재정착과 생계 대책은 어디 있나?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원주민들의 재정착과 생계 대책이다.
이강철 상임부위원장은 "토지 보상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소규모 주택을 보유한 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고령의 주민들이 보상금을 받더라도 기존 지역에서 재정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주자 택지나 생활 택지를 제공한다고 해도 주민들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지역에는 다수의 중소기업과 소규모 공장들이 위치해 있어 이들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이 상임부위원장은 "기업들도 재정착할 수 있는 기업 이전 단지가 필요하지만, 현재 정부의 계획에는 이런 현실적인 방안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주민 생존권 외면, 서울 언론 편향된 보도
이 상임부위원장은 "정부는 주민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외면한 채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번 개발이 부동산 호재로만 비춰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 주요 언론들이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집값 상승과 투자 기회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직면한 문제는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와 관련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시할 예정인 보상금이 현재 김포2 지역의 실거래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 상임부위원장은 “실제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된 보상금이 현재의 시세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로 인해 원주민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결국 지역을 떠나야 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주민 중심의 재정착 대책과 생계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 상임부위원장은 "단순한 토지 보상금이 아닌, 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이주자 택지와 생활 택지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를 실제로 원주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해결점을 찾기 위해 24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600여명이 참석한 이번 설명회에는 김인수 김포시의회의장, 박상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을) 등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김인수 김포시의회 의장은 "지구 지정이 철회된 사례는 없기 때문에 개발이 확정된 상황에서 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이번 사업에서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한 김포시의회도 주민들과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박상혁 국회의원은 이번 개발 사업과 관련해 "과거의 개발 방식이 현재에도 적합한지 의문스럽다"며 비판했고, "정당한 보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훈재 대책위원장은 "지금의 신도시 개발 정책은 원주민들의 권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정부가 강제수용권을 통해 사유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책위원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정평가사 동의서를 통해 주민들의 권익을 지키려는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3기 신도시 대책위원회와 연합을 통해 공익사업 양도소득세 감면안을 대폭 확대하는 법률개정안을 입법 발의하고, 이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라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도시개발 및 주택 정책 전문가는 이번 김포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정부의 대규모 택지 개발 사업에서 '공익을 구실삼은 원주민 내쫓기' 문제는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며,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사업에서도 이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단순한 택지 개발을 넘어선 지역사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번에는 원주민들이 정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하며, 지역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개발 이익이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라며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