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꺾기 의심 금액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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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꺾기 의심 금액 '최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9.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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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꺾기 의심 거래 가장 많아
IBK기업은행 전경 사진.
IBK기업은행 전경 사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의 본분을 잊고 중소기업을 쥐어짜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일명 '꺾기'로 불리는 불건전 행위를 일삼은 것이다. 업계는 단기 성과주의가 기업은행의 꺾기를 부추겼다고 바라본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 사례는 2만2985건이었다. 금액별로 살펴보면 기업은행은 5조303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은행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가장 많은 금액의 꺾기 의심 거래를 기록했다.

실제 전체 은행의 꺾기 의심 거래 총 금액에서 기업은행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전체 금액의 36%, 2022년에는 29%, 2023년에는 31%를 차지했다. 

꺾기란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추가로 예금·적금·보험상품에 가입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에 가입하지 않으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어 자금이 필요한 기업고객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을 하는 상황이다. 

은행법상 대출 실행일이 30일 지난 상품은 꺾기는 아니다. 하지만 대출 이후 31일부터 60일 사이에 은행이 대출 외 다른 금융상품을 판매하면 꺾기 의심거래로 분류되는데 기업은행은 이 수치가 사실상 가장 높다. 

유동수 의원은 "기업은행의 경우 이미 수차례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음에도 수년간 '꺾기 1위'의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동반자여야 할 기업은행이 오히려 중소기업을 울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의 꺾기가 더욱 큰 문제를 유발하는 이유로는 특정 지역에 꺾기 의심 거래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 꺾기 대출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당 지역의 산업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은행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부산 소재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액 가운데 꺾기 의심액은 1조5380억원에 달했다. 업계는 부산 중소기업의 경우 고금리와 경기 악화가 겹치자 꺾기를 통한 대출을 거부하기 어렵단 관측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속행위 의심거래 감축을 위해 '금융상품 가입 실적 경영평가 제외' 및 '저신용등급 기업의 금융상품 가입 제한'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영업점 업무지도와 상시점검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구속행위 의심거래 건수는 수년간 감소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 감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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