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비은행 계열사 실적은 부진... 각각 61.2%·36.1%↓
지속적인 실적 상승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비은행 계열사 성장 필요하다는 지적 나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IBK기업은행이 상반기 호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고 있다. 이자이익 호조 덕분에 실적은 끌어올렸지만 그로 인한 반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방어해줄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계열사 실적 등은 지지부진했던 탓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이 실적 확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두 부문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1조3942억원의 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하면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실적 상승은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40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으며 이자이익은 3조9529억원으로 1% 증가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대출 증가는 역대급 실적과 함께 건전성 악화라는 역풍 또한 불러왔다. 올 2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77%로 직전 분기 대비 0.02%p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23%p 상승했다. 아울러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전 분기 대비 0.25%p 오른 1.3%로 집계됐다.
게다가 기업은행은 추가적인 건전성 악화를 마주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9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증가했다. 파산 신청 기업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293조6000억원)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계열사 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이자이익을 제외하면 건전성 악화의 파생 효과를 상쇄하면서 수익성 상승에 기여할 '또다른 무기'가 기업은행에 마땅히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2% 급감한 1591억원에 그쳤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3682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감소한 동시에, 수수료 손익(2277억원)마저 5.5%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환평가손실이 확대됐다"며 "지난해 상반기 실적 호조에 따른 역기저효과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한 1951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IBK투자증권과 IBK저축은행의 부진이 뼈아팠다. IBK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감소한 292억원을 기록했으며, IBK저축은행은 402억원 순손실을 냈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악화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을 향해 비이자이익 확대와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그간 이자이익을 토대로 성장해왔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계열사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며 "기업은행이 건전성 악화가 초래할 여러 문제를 해결하면서 실적 상승까지 계속하려면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확대를 통한 균형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며 호실적을 달성했다는 것은 기업은행이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기업은행은 비은행 계열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컨설팅은 다음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컨설팅을 통해 자사의 정체성을 고려한 최적의 계열사 운영 및 지원체계를 도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