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 "정상적인 절차 거쳐 감사 선임... 김 감사위원 정상 출근 중"
[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SGI서울보증이 김대남 감사위원(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녹취록 파문으로 '낙하산 인사' 시비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를 앞두고 SGI서울보증은 물론, 1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감사기관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야할 것 없이 이번 국감에서 예금보험공사와 SGI서울보증을 상대로 김 감사의 선임절차와 '낙하산 인사' 논란을 놓고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한동훈 대표 고발사주'와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등 김 감사의 발언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데다, 전문성 없는 외부인사를 '보은성 대가'로 선임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SGI서울보증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상근감사위원을 선임했으며, 절차상 문제나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김 감사는 자신의 거취 표명이나 별다른 움직임 없이 정상 출근 중이라고 전했다.
모회사인 예보측 관계자도 김 감사의 선임과정에 대해 "예보에서는 서울보증 이사진 중 1명일 뿐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 선임절차는 서울보증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일 뿐" 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감사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서울보증에서 어떤 안을 갖고 오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치권은 14일로 예정돼 있는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김 감사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집중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위원회 소속 야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 공기업의 상임감사직은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핵심자리" 라며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막중한 자리인데, 이 분야 전문성과 경력이 없는 사람을 충분한 검증없이 사실상 내려꽂은 것은 심각한 문제" 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울보증보험은 IMF 때 경영부실로 공적자금이 투입돼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로 있는 곳 아니냐" 면서 "IPO를 앞두고 외부컨설팅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한다면서 정치적 보은인사로 전문성 없는 사람을 고연봉 자리에 선임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SGI서울보증은 지난 8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외부 컨설팅(보스턴컨설팅그룹)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SGI서울보증 감사위원직은 연봉 약3억원에 '회사 2인자'라는 막강한 자리다. 차량과 기사도 제공된다.
김 위원은 강릉고와 연세대 토목공학을 졸업한 후 주로 건설사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대선전 윤석열 캠프에서 일하다,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지만 금융 관련 이력이 없어 SGI서울보증 감사위원 임명과정에서 '낙하산'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만큼 김 전 행정관의 감사직 사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시비는 둘째치고라도 언론사 고발사주와 여당대표 공격사주 등 뇌관을 건드릴 수 있는 의혹들이 많아 사법처리등과 맞물려 자리를 지키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IPO 앞두고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는 무책임한 태도...사퇴해야"
김 감사는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녹음파일에서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공천탈락된 후 경쟁자인 이원모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선거운동을 도운 대가로 SGI서울보증에 들어오게 된 과정을 털어 놓았다.
그는 처음에 이 기자를 상대로 이 전비서관의 공천방해를 위한 언론플레이를 시도했으나 “공기업 사장이 됐든 아니면 용산에 들어가서 다시 비서관 역할을 하든지, 뭔 보험을 들어야 될 거 아니냐” 며 뜻을 철회했다.
이후 SGI서울보증 감사직에 내정된 후 "정부에서 파견 나온 감사"이고 직책도 "내가 직접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해 사실상 '보은성 인사'임을 암시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자신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 감사위원(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지난 7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게 “(김) 여사가 한동훈이 때문에 지금 진짜로 죽으려고 한다” 면서 “너희가 이번에 그것을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아주 여사가 좋아하겠다”고 선동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실제로 서울의소리는 통화 이틀 뒤 '한동훈 당비 횡령 의혹'을 보도했다.
SGI서울보증은 주로 개인과 중소기업에 각종 보증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 종합 보증사로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파산위기에 빠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해 출범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을 지원하기 위해 1999년부터 2001년까지 10조 25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 현재 서울보증보험의 지분 93.8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서울보증보험은 올해 8월 13일 한국거래소에 기업상장(IPO)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를 공모해 서울보증보험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