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국감장에 출석하는 금융그룹 회장들, 관전 포인트 3가지... '내부통제'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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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감] 국감장에 출석하는 금융그룹 회장들, 관전 포인트 3가지... '내부통제' 화두
  • 이정환 기자
  • 승인 2024.10.10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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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출석하는 임종룡 회장 '입' 주목... 4대 금융그룹 회장 중 첫 사례
농협금융 내부통제 책임론, 지배구조와 인사 급물살? 
친정 그룹수장 겨눈 박홍배 의원, 양 회장 출석할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10일부터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국책은행 등 24일까지 금융권의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일 금융위원회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4대 금융지주회장으로선 첫 사례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석준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오는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해수위) 국감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한다. 내부자통제 실패와 홍콩 ELS 사태 등 예민한 이슈가 걸려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회장들이 어떠한 발언을 내놓을지 금융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1 임종룡 회장, 내부통제 실패와 부정대출 어떻게 방어할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후부터, 국회 출석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떄문에 처음부터 국내 금융그룹 회장들 대부분이 참석하는 IMF·WB 연차총회 등 해외일정도 잡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실패 책임에 대한 국민들 여론과 시선이 따갑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국감에선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익척 부당대출과 관련, 정무위원들의 강도높은 질타가 예상된다. 최대 관심사는 부정대출 인지 직후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임 회장이 어떻게 방어할 지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손 전 회장 처남의 부정 대출을 처음 인지하고 조병규 행장에게 그 해 9월 보고가 이뤄졌다. 

임 회장에게는 올해 3월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 후 우리금융은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마쳤지만 당국에는 신고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이와는 별도로 제보를 통해 이 사건을 접수해 검사에 착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금융의 전반적인 내부통제 미작동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실행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추궁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회사에 총 14억원의 대출을 내줬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출신이었던 모 법인 재무이사와 우리금융저축은행 기업그룹장, 심사부장 등이 개입했다. 우리은행 및 경영진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즉각적인 대처를 취하지 않아 다른 계열사까지 확대됐다는 것이 금감원의 지적이다. 

이복현 금감원 원장은 이와 관련 "현 경영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으며 심각하게 생각해야한다" 면서 "끼리끼리, 서로 나눠먹기 같은 문화 등이 상대적으로 팽배해 있으며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임 회장의 출석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때 이뤄지기 때문에 이 원장과 직접 맞닥뜨리는 불편한 상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 농협금융 내부통제 책임론, 지배구조와 인사 급물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등과 함께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 기관 증인으로 참석이 예정돼 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매년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농협 감사기관인 농해수위 국감에 참석해 왔다.

이와는 별도로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이번 국감에서 농협금융의 내부통제 실패와 지배구조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셀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109억원, 5월에도 2건에 64억원 등 총 3차례에 걸쳐 173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에는 121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터진 바 있다. 

농협은행의 최고책임자인 이 행장은 물론 이 회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강 회장도 농협금융만이 아니라 농·축협 전반에서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질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감에서 책임론이 더욱 거세지면 추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 회장과 이 행장의 향후 거취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해석이 많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임추위를 개시했다. 농협금융은 임추위 한 곳이 지주회장과 은행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모두 담당한다. 강 회장은 이미 중대사고가 발생한 계열사 대표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이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한 교체 의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농협금융 계열사 경영과 인사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입김과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강 회장이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농해수위에선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6월 윤 의원은 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고자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농협중앙회로부터 내려오는 농협금융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농해수위 위원들은 농협중앙회의 경영 및 인사개입과 복잡한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실패의 주원인으로 보고 이에 대해 집중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성이 없는 농협중앙회 출신 인사가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등 계열사에 순환인사 형태로 쉽게 투입되기 때문에 내부통제에 구조적인 취약점을 갖는다는 지적이 매서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 강 회장이 농협중앙회-농협금융-농협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사교체에 나설지, 금융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요구하는 금융당국 의지에 부응하는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3 친정 그룹수장 겨눈 노조위원장 출신 박홍배 의원, 양 회장 출석할까?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오는 15일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환노위 의원들은 계열사 KB국민은행의 콜센터 노동자 처우와 고용 안정 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 회장은 IMF·WB 연차총회 출장을 예고해 출석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해에도 윤종규 전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으나 해당 일정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지금까지 금융지주 회장의 국감장 불출석은 업계 관행처럼 인식돼왔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이 이러한 관례를 깨뜨리고 10일 국감장에 출석하는만큼 양 회장도 상당한 출석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양 회장은 24일 열리는 정무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당초 정무위 국감에서 양 회장이 아닌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증인으로 거론됐으나 의논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빠졌다. 인도네시아 KB뱅크 부실뿐만 아니라 홍콩 ELS 손실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들으려면 이 행장 대신 양 회장이 직접 등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양 회장에겐 이 역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의 환노위 소환은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홍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신청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정기업 그룹 수장을 겨냥해 KB금융 콜센터 상담 직원의 처우와 고용환경 등에 대해  집중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은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안전 등 관련 문제를 지적하고자 양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금융노조 출신인 만큼 노동권 이슈 외에도 홍콩 ELS 판매 책임, 금융사고 관련 내부통제 부실 등 금융권 이슈에 대한 언급도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계열사 콜센터 직원들의 처우 문제 해소를 위해 금융그룹 회장까지 부르는 것은 지나친 월권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금융그룹 회장까지 출석시켜 KB금융지주나 국민은행이 계약한 용역 수탁업체 소속 근로자의 인사와 노무권을 놓고 노골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좋은 모양새가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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