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마다 경쟁력 가로막는 규제책 풀고 정부 차원 지원 늘리는 정책 속속 내놔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지난 11월 5일 실시된 2024년 미국 대선 결과 도널드 J.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47대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된 이후 아시아 대륙권 반도체 생산 국가들이 새 트럼프 정권 교체에 대비한 사업 전략 수정 및 재편 작업에 한창이라고 글로벌 온라인 테크놀로지 뉴스 매체인 ‚더 레지스터(The Register)’가 11월 13일 자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정책에 따라서 중국 경제 자체는 물론 주변 이웃 국가들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어서 특히 한국, 일본, 베트남 등 경제적 관계가 긴밀한 산업국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특히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3국을 지목하면서 미국 대선 이후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인상 정책에 따른 무역 충돌 위협을 포함한 여러 지정학적 지형 변화에 속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종 규제 정책 재고와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한국 — 정부 차원 보조금 지원 방안 및 반도체 근로자의 최저 근로 시간 규제 예외화 해야
더 레지스터의 기사는 대한민국의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 당은 현 윤석열 대통령 집권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반도체 생산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발의 중이며, 만일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 수혜를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 52시간 근로 시간 규제 예외 적용 대상으로 처리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주 당 최대 근로 시간을 52시간(정상 근로 시간 40시간과 근무 외 근로 시간 12시간 포함)으로 제한하는 근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안은 반도체 부문 근로자들이 파운드리에서 작업 — 특히 칩 개발 시험 작업 — 도중 일을 그만두고 퇴근해야 하는 상황을 야기하는 등 전체적으로 세계 경쟁력 있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 구축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국민의힘 당측 주장이다.
또, 국민의당 측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우리나라도 정부가 나서서 미국, 일본처럼 반도체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보조금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내년 초 취임과 동시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관세 전쟁에 앞서,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벌써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관세율을 상쇄할 더 싼 가격의 반도체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보다 떠 저렴한 중국한 반도체 가격은 곧 한국산 반도체의 가격 경쟁력 하락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타 경쟁 반도체 수출국들 또한 우려하는 사안이다.
♢ 일본 — 본토에서 반도체 생산해 신기술 개발 환경과 고용 안정화 추구
13일(수요일=일본 시간) 2차 투표 결과 일본 총리로 재신임된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대표는 투표 하루 전날까지 일본의 AI 및 반도체 산업 진흥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이들 분야에 최소 일화 10조 엔(우리 돈 약 9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상세한 공약을 내세우는 등 반도체와 관련된 정부 차원의 미래 디지털 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강력히 피력했다.
정부 차원의 투자는 크고 작은 민영 기업 운영자들이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는 논리다.
또, 이시바 총리는 반도체 산업 보조금 투자에 적자 국채 발행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 대신 공공 및 민영 투자 규모 50조 엔을 투자를 유도, 일본 본토 구마모토에 타이완의 TSMC 제2 반도체 팹 건설 유치를 유도해 향후 10년 지역 경제 재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매달 300mm 웨이퍼 총 10만 장 생산력을 갖춘 TSMC 팹 2호는 오는 2027년 연말부터 가동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 베트남 — 해외 투자자 유치 위해 사업체 설립 관련 규제 대폭 풀기로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최근인 11월 9일(하노이 시간) 반도체 산업 관련 해외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해외 투자 유치를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베트남의 2026~2030년 사이 ‚새 시대 진입을 위한 마음가짐’ 4개년 계획의 일환으로서 반도체 산업 후원 및 진흥 계획의 일환이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일본과 달리 반도체 산업계 ‚신참국’이지만 여러 비즈니스 자문 기업들의 산업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미래 반도체 조립・테스트・패키징(ATP) 역량 부문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권 국가중 하나다.
과거 베트남 내 산업 단지나 일부 환경 구역에서 제조업 설비를 건설하고자 하는 해외 기업체는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정부 당국으로부터 사전 사후 검열과 승인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 그 같은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에 칩 과학 법(The CHIPS and Science Act)을 통과시키고 미국의 자체적 첨단 반도체 패키징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ATP 역량 4%를 차지하는데 그칠 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이 수치는 오는 2032년이 되면 7%로 늘것으로 기대되지만 앞으로 상당한 세월 동안 해외 반도체 ATP 역량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공백을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 동남아권 산업국들이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종합 반도체사인 인텔(Intel)과 외주 반도체 패키징・설계・테스트 서비스 제공 업체(OSAT)인 앰코 테크놀로지(Amkor)는 올해 베트남에 패키징 설비 건설을 위해 미화 16억 달러(우리 돈 약 2조 2,5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미국에 본사를 둔 쿼르보(Qorvo)와 커덴스(Cadence), 노르웨이의 반도체 기업인 NIC도 오는 2030년까지 베트남 현지 반도체 칩팹에서 일한 엔지니어 5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서약한 바 있어 베트남의 장기적 고용 시장도 추가로 활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