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화 확산과 공공 투자 축소, 업계 고용 환경 악화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최근 건설업에서 노동자 수 감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24년 9월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 명 줄어들어 201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히 계절적 비수기 때문이 아니라 고금리, 부동산 시장 침체, 공공 투자 축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분석된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수요 위축의 악순환
건설업 노동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 구매와 신규 분양이 크게 줄어들면서, 건설 프로젝트 착공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신규 공사 발주가 급감했다"며 "이는 곧 현장 인력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방 도시에서는 신규 분양 물량 감소와 함께 공공 인프라 투자까지 줄어들면서 고용 감소폭이 수도권보다 더 크다. 예를 들어, 부산의 경우 올해 10월 기준 건설업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16.3%나 줄어들었다.
공공 투자 축소와 자동화 확산, 노동시장 변화
공공 부문의 투자 축소도 노동자 감소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도로, 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축소되거나 지연되면서, 노동자 수요 역시 줄어들고 있다.
또한 건설 현장에서 기술 혁신과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저숙련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다. 자동화 장비와 AI 기술이 현장 작업을 대체하면서 일부 직종에서는 인력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자동화 기술은 건설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격차와 취약 계층 고용 악화
수도권과 지방 간 건설 프로젝트의 편중도 노동자 감소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대규모 재건축과 재개발이 진행 중인 서울 및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신규 프로젝트가 거의 전무한 상태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는 고령 노동자와 청년층 모두가 취업난을 겪고 있다. 고령층은 신체적 한계로 자동화된 작업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청년층은 건설업의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 때문에 진입을 꺼리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건설업 노동자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투자 확대와 노동시장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라며 "건설업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 혁신과 노동 정책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