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입장에서는 무역흑자만큼 부를 빼앗긴다는 논리
보편관세, 베트남 적용되면 진출한 우리 기업도 피해
중국 기업 베트남 우회 수출도...원부자재값 상승 우려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차기 트럼프 정부가 보편관세 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트남은 주요 대미 흑자국으로서 미국의 타겟이 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 다수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대미 무역흑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 멕시코, 베트남 순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대미 무역흑자만큼 자기 나라의 부를 뺏아간다고 느낄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미국이 무역흑자를 줄이라는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차기 트럼프 정부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보편관세가 베트남에 적용되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슈는 중국의 우회 수출 문제다. 이를 막으려는 과정에서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우리나라 기업의 공급체인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베트남을 활용한 우회 수출 전략을 쓰고 있다.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을 베트남으로 가져간 뒤, 베트남에서 약간의 부가가치를 추가해 새 상품을 만들고 이를 미국으로 수출한다.
A씨는 "베트남이 중국 수입은 많고 미국 수출이 많다. 미국이 의심할 여지가 많다. 멕시코도 비슷한 의심을 받으면서 USMCA(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세게 부과한다면 중국산 원부자재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그렇다면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른 공급망을 찾든, 가격을 올리든 해야할 것"이라고 상황을 분석했다.
한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늘 「베트남 진출기업 간담회」를 갖고 미국 신(新) 행정부의 대(對)베트남 통상정책 변화에 대비해 우리 진출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참여 기업은 삼성전자, 포스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 일렉트릭, 하나마이크론 등이다.
정인교 본부장은 “정부는 다음 달 있을「한-베트남 산업·FTA 공동위」등 베트남과 구축되어 있는 협력채널을 가동하여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