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비대면 위탁 계좌 개설 평균의 2배 넘는 수치
치열한 신규 고객 유치전...토스증권, 간편성·직관성으로 '승기'
서학개미 타깃 '해외 마케팅'도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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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토스증권이 지난해 한해 동안 100만명에 가까운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형 증권사에서 비대면으로 개설된 위탁 계좌 수 평균(40~50만개)의 2배에 달한다.
출범 5년차인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주식에 첫 입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서학개미를 타켓으로 직관성과 편의성을 강화하며 대형 증권사들과 점유율 다툼을 벌이는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가입자 수는 2024년 1월 565만명에서 2024년 12월 660만명으로 1년 새 95만명(16.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 증권사의 비대면 위탁 계좌 개설 수는 평균 40~50만개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의 치열한 신규 고객 유치전에서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거래 간편성과 정보제공 직관성이 꼽힌다.
매수, 매도 등 익숙하지 않은 주식용어를 사용하는 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와 달리, 토스증권은 구매하기, 판매하기 등 쉬운 용어로 접근했고, 알람 기능도 가격변동, 뉴스, 공시정보 뿐만 아니라 지정가, 금액 부족 알람 등 각 종목별로 설정이 가능하다.
또한 토스증권은 한 계좌에서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국내 주식 계좌와 해외 주식 계좌가 분리돼 있는 타 증권사에 비해 직관성이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토스증권은 지난해 미국 국채를 주식 거래하듯 투자할 수 있는 해외채권서비스를 시작하고, 해외주식 모으기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등 해외 마케팅 박차에 가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해외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큰 미국 우량주를 소액으로도 정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해 시드가 충분하지 않은 '2030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실제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토스증권은 2030세대와 서학개미의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현재 앱 사용자 중 55.7%가 2030세대로 집계됐다.
토스증권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월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3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비스 출시 이래 최대 성과이며, 해외주식 거래대금만 놓고 봤을 때 증권사 중에서 유례없는 숫자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안정적으로 투자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스증권이 리테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무섭게 확대하면서 증권사들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토스증권이 편의성과 접근성을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지난해 리테일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됐다"며 "특히 대형 증권사의 신규 유입에 타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