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 마진 전망 두 배 상향·신규 주문 600억달러에 23%대 급등
엔비디아 강세에도 마이크론은 보합…AI주 실적 가시성 따라 차별화
알파벳, 한국시간 오전 5시30분 콘퍼런스콜…클라우드·설비투자가 분수령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코스피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고점을 지키지 못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일제히 오르기보다 수익성과 수주 가시성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한국시간 23일 새벽 공개되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으로 향한다. 구글 클라우드가 막대한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했는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외국인 2.6조 매수에도…코스피 7166→6797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1% 오른 7052.09로 출발해 장중 7166.00까지 상승했지만, 결국 0.74% 오른 6797.70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2조631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3954억원, 1조2191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200만6000원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어섰지만 0.33% 내린 18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0.58% 오른 26만500원에 마감했다. 알파벳 실적을 앞둔 경계감과 차익실현 물량이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를 압도한 셈이다.
코스닥도 장 초반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0.30% 하락한 751.09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미국 반도체주 급등을 개장 직후 대부분 반영했지만, 다음 실적 확인 전에는 고점 추격을 주저하는 흐름을 보였다.
슈퍼마이크로 24% 급등…AI주도 ‘수익성’ 따라 갈렸다
23일 오전 2시1분 한국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23.73% 오른 31.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회사가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총이익률을 기존 전망치 8.2~8.4%보다 크게 높은 15~17%로 예상한 영향이다. 신규 주문도 600억달러를 넘어 수주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3.23%, AMD는 2.13% 상승했다. 반도체 ETF인 SOXX는 1.24%,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세 배로 추종하는 SOXL은 3.67% 올랐다. 반면 전날 12% 급등했던 마이크론은 0.40% 오르는 데 그쳤다.
AI 서버 수요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모든 반도체주가 같은 폭으로 오르는 장세는 아니다. 매출총이익률 개선과 대규모 수주를 제시한 슈퍼마이크로에 매수가 집중된 반면, 전날 이미 급등한 메모리주는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AI 투자 확대 여부보다 해당 투자가 실제 마진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낮 12시10분 기준 다우지수는 0.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8% 상승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0.03% 하락했다. 알파벳과 테슬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형 기술주의 방향성이 엇갈렸다.
구글, 클라우드 성장보다 ‘투자 회수’ 증명해야
알파벳은 미국 증시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실적 콘퍼런스콜은 미국 서부시간 22일 오후 1시30분, 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30분 시작된다. 실적 자료는 콘퍼런스콜에 앞서 회사 투자자관계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시장은 알파벳의 전체 매출과 주당순이익뿐 아니라 구글 클라우드 성장률, 클라우드 영업이익과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계획을 주시하고 있다. 월가가 예상하는 2분기 매출은 약 1171억달러, 주당순이익은 2.88달러 수준이다.
알파벳은 앞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1750억~1850억달러로 제시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서버용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이지만, 투자 속도만큼 클라우드 매출과 이익이 늘지 않는다면 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0.29% 오른 348.14달러로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테슬라는 0.22% 하락하고 있다. 실적에 대한 기대와 대규모 AI 투자비 부담이 동시에 반영된 흐름이다.
유가 93달러·美 금리 4.64%…반도체 반등의 또 다른 부담
거시경제 여건도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이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및 홍해 운송 차질 우려로 브렌트유는 2.7% 오른 배럴당 93.40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4.64%로 올라 두 달 만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가 상승이 물가와 시장금리를 자극하면 고평가 기술주에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알파벳이 클라우드 고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확인하더라도 유가·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반도체주의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23일 국내장에서는 알파벳의 시간외 주가만 볼 것이 아니라 구글 클라우드 성장률과 영업이익, 올해 설비투자 가이던스 변화부터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수와 코스피200 선물, 프로그램 비차익 매수가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는지도 중요하다.
22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2조6000억원 넘게 투입해도 실적 불확실성과 차익실현 물량이 커지면 지수가 고점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알파벳 실적은 AI 투자가 계속된다는 사실을 넘어, 그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회수되고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