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증권사 퇴직연금 성장세 주춤…3분기 4.8조 감소, 상위 3사 점유율 64.5%
상태바
증시 급락에 증권사 퇴직연금 성장세 주춤…3분기 4.8조 감소, 상위 3사 점유율 64.5%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10.23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직연금, 2분기 165조원에서 3분기 160조원으로 4.8조원 감소
미래에셋증권, 2조1176억원 감소해 업권 전체 감소액의 44.6% 차지
증권사 15곳 중 14곳 적립금 감소, 신규 진출 키움증권만 증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증시 급락 여파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던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2분기까지 165조원을 넘어섰던 증권업권 퇴직연금 적립금이 3분기 들어 160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소폭 하락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대형 3개 증권사의 적립금 집중 현상은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15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160조2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2분기 말 165조468억원보다 4조7533억원(2.88%) 감소한 규모다. 상반기 증시 상승과 퇴직연금 실물이전 등에 힘입어 빠르게 몸집을 키웠던 증권업권이 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43개 퇴직연금 사업자의 적립금은 553조8779억원에서 542조1214억원으로 11조7565억원(2.12%) 감소했다. 이 가운데 증권업권이 전체 감소액의 40.4%를 차지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29.8%에서 29.6%로 낮아졌다.

증권업권 적립금은 지난해 말 131조5026억원에서 올해 2분기 165조468억원으로 25.5% 증가하며 전체 시장 점유율을 29.8%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3분기 코스피가 19.3% 하락하면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적립금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퇴직연금 유형별로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IRP 적립금은 2분기 65조6262억원에서 3분기 62조7119억원으로 2조9143억원(4.44%) 줄었다. 같은 기간 확정급여형(DB)은 1조2560억원(2.86%), 확정기여형(DC)은 5830억원(1.05%) 각각 감소했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 상품을 선택하는 IRP에서 증시 하락에 따른 평가액 변동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별로는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49조9034억원으로 직전 분기 52조210억원보다 2조1176억원(4.07%) 감소했다. 이는 증권업권 전체 감소액의 44.6%에 해당하는 규모로, 한 회사에서만 전체 감소분의 절반 가까이가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적립금 감소에도 증권업권 내 점유율 31.13%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 삼성증권은 28조919억원에서 27조6694억원으로 4225억원(1.50%) 줄었고, 3위 한국투자증권도 26조4044억원에서 25조8873억원으로 5171억원(1.96%) 감소했다. 상위 3개사의 합산 적립금은 103조4601억원으로 증권업권 전체의 64.5%를 차지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의 합산 적립금은 한 분기 동안 3조572억원 감소했다. 증권업권 전체 감소액의 64.3%가 상위 3개사에서 발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2분기와 거의 동일한 64.5% 수준을 유지했다. 증시 하락에 따른 적립금 감소에도 대형사 중심의 시장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4위 현대차증권의 적립금은 18조943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0% 감소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증권은 전체 적립금 가운데 DB형이 15조5128억원으로 약 82%를 차지해 다른 대형 증권사와 운용 구조에서 차이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은 11조7466억원으로 3.79%, KB증권은 9조6965억원으로 4.00%, 신한투자증권은 8조3317억원으로 4.05% 각각 감소했다.

반면 지난 6월 퇴직연금 사업에 진출한 키움증권은 15개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립금이 증가했다. 키움증권의 적립금은 2분기 649억원에서 3분기 1882억원으로 1233억원 늘었다. 다만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기존 사업자들과는 적립금 규모와 고객 기반에서 차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하락장에서의 운용 성과와 고객 자산관리 역량이 향후 퇴직연금 사업의 주요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적배당형 상품을 중심으로 적립금을 확대해 온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장기 수익률 확보와 고객별 자산배분, 리밸런싱 서비스 강화 등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단기적인 적립금 증가보다 장기적인 운용 성과와 안정성이 중요한 시장"이라며 "증시 하락기에는 운용 수익률뿐 아니라 위험관리와 자산배분 역량에 따라 증권사별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고객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