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콘텐츠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선택약정 할인율이 높아지고 취약계층 기본요금 면제 등 무선사업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2분기 실적에서 가입자당 월 평균 매출(ARPU) 하락세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SK텔레콤은 3만2290원, KT는 3만2733원, LG유플러스는 3만272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5.3%, 8.5% 감소했다.
ARPU가 감소하며 실적 부진도 피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SK텔레콤의 무선매출은 5조 667억원, KT는 3조3617억원, LG유플러스는 2조6759억원으로 각각 5.87%, 5.97%, 3.3% 줄었다. 2분기만 살펴봐도 SK텔레콤이 2조4978억원, KT가 1조7015억원, LG유플러스 1조3425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0.7%, 4.2% 줄었다.
업계의 관계자는 "선택약정 할인율이 25%로 상향되고, 취약계층 기본요금 감면 등으로 이통사들이 무선사업에서 전과 같은 실적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IPTV 매출은 3사 모두 증가했다. 특히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은 LG유플러스는 상반기 IPTV 가입자 순증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했다. 업계 최초로 속도-용량 제한이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후 'U+프로야구', 'U+골프'를 선보인데 이어 U+샵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넷플릭스 3개월 무료이용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특히 넷플릭스와는 연내 IPTV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협의중에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구글과 협력한 '유튜브키즈'를 비롯해 '아이들나라'를 런칭하며 키즈 콘텐츠 확보에도 힘을 쏟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해외 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 국내 콘텐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면서도 "무선 가입자 뺏어오기 경쟁이 거의 끝난 이동통신 시장에서 3위 사업자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고객 니즈가 큰 콘텐츠 제공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2분기 홈미디어 매출은 4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었다. 이 중 IPTV 매출은 2140억원으로 21.5% 증가했다. IPTV 순증 가입자는 전분기 대비 17.3%, 전년 대비 14.5% 늘어난 26만7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이통3사 중 전체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난 곳은 LG유플러스(1.5%)가 유일하다.
SK텔레콤과 KT는 영업이익이 각각 18.0%, 10.8% 줄며 무선사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SK텔레콤과 KT도 IPTV 부문에서는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무선사업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SK텔레콤은 2분기 IPTV 매출 3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KT는 3619억원으로 17.2% 늘었다.
이에 양사도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망사용료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파격적인 조건을 전제로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와 제휴추진도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는 아직 넷플릭스를 적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경쟁사가 넷플릭스와 제휴가 성사되면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자사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옥수수'를 통해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등 미디어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