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반도체와 함께 스마트폰 실적도 급락을 하면서 위기감이 감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이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10.6%, 28.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13조3천800억원)보다 훨씬 낮은 실적으로 '어닝 쇼크'라는 반응이 다수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43조5천억원, 영업이익 58조9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 9.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각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작년 4분기 1조7천억∼1조9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잠정실적 공시 첨부자료에서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정체하고, 성수기 프로모션 등 마케팅비가 증가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이후 삼성전자 IM부문 분기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지 못한 것은 2016년 3분기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1천억원에 그쳤을 때를 빼면 처음이다.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부진한 것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면서 출하량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첫번째 원인이다. 작년에 내놓은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9, 갤럭시노트9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최근 중저가폰에 집중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 두번째 이유다.
특히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업체들이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크게 위협한 것이 큰 원인이다.
삼성전자 IM 부문은 작년 ▲1분기 3조8천억원, ▲2분기 2조7천억원, ▲3분기 2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속 감소세를 보였다.
연간 실적으로 보면 4분기 영업이익은 10조 초중반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16년(10조8천억원), 2017년(11조8천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2억9천46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출하량이 3억대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올해에는 더욱 전망이 밝지 않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세워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커진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억9천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점유율 2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2억3천만대 이상으로 성장해 점유율 16% 이상이 예상된다.
화웨이는 작년 출하량 2억대를 기록해 애플을 제치고 삼성을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 부상에 맞서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중저가폰에 플래그십 모델보다 혁신 전략을 먼저 넣어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갤럭시 10주년 기념작인 갤럭시S10을 비롯 폴더블폰·5G폰 등 스마트폰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뚫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고수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