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 사실상 불가능" 전망...대한항공 주총서 국민연금 자문사도 반대 권고
상태바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 사실상 불가능" 전망...대한항공 주총서 국민연금 자문사도 반대 권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25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측 찬성 위임장 작성 독려 '총력전'...국민연금·사학연금 노조 등도 반대 기자회견

27일 예정인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 연임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이자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대한항공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재선임에 반대할 경우 조 회장의 이사 재선임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

이에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아이에스에스(ISS),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도 모두 조 회장이 여러 가지 위법 혐의를 받는 점을 이유로 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주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자문기구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미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CPPIB),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투자공사(BCI), 플로리다연금(SBA Florida)이 조양호 회장 연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인 이상훈 변호사가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재선임에 반대하기 위해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이는 ‘프록시 파이트’(위임장 대결)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 노조는 이날 '대한항공 조양호 이사 연임 반대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이 1,100만 주, 사학연금이 27만 주, 공무원 연금이 1만 8천 주의 대한항공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며 "운용목적이 모두 공공·공익성을 고려하고 있는 각 연금들은조양호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주주권 행사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주총에서 ▲2018년 재무제표 ▲정관변경 ▲이사선임(사내이사 조양호, 사외이사 박남규) ▲이사 보수한도 등 모두 4가지의 안건에 대해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받는 안건은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다.

조양호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대한항공 정관상 주총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내야 한다. 현재 동일인 측 지분율은 33.34%다.

이번 주총에 전체 주식의 80%가 참석한다는 것을 가정하면 최소 20% 이상의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내 주주인 직원들에게 찬성 위임장 작성을 독려할 뿐만 아니라 표 확보를 위해 일반 주주들의 자택과 직장까지 찾아가 위임장 작성을 부탁하고 있다.

일반 주주의 경우 당초 2천주 이상 보유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2천주 미만 주주들까지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이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기준 11.56%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의 지지였다. 

하지만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반대 권고를 하면서 사실상 조양호 회장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반대한다면 조양호 회장 연임은 힘들다"며 "더욱이 국내외 기관 대다수가 반대로 돌아섰기 때문에 분위기를 되돌리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의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와 기내 면세품을 구입하면서 트리온무역 등의 명의로 통행세 196억원을 챙기는 등 배임·횡령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 공정위는 조 회장을 2014~2018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것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