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왼쪽), 길병원 건강증진센터 구혜연 교수.[사진=분당서울대병원]](/news/photo/201907/204434_204815_3826.jpg)
암 진단을 받은 국내 남성 흡연자의 절반 이상이 진단 후에도 흡연을 지속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연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처음 암을 진단 받으면 충격과 두려움으로 담배를 끊으려는 동기가 강화돼 쉽게 금연에 성공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금연에 실패하고 만다.
암 진단 후에도 흡연을 지속하는 습관은 암의 재발, 이차 암의 발생과 사망률을 높여 암 생존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미 암에 걸렸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금연에 성공하면 암 치료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생존 기간도 늘릴 수 있다. 암 진단 시점을 기회로 삼아 집중적 금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제1저자 가천대 길병원 건강증진센터 구혜연 교수)은 암 생존자의 건강과 삶의 질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갖는 흡연 습관과 관련된 인자를 조사했다.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2004~2011년 사이에 처음으로 암 진단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1만5141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 전후 흡연 상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암 진단 전 흡연을 했던 남성 중 무려 51.6%가 암 진단 후에도 여전히 흡연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연령대와 소득 수준이 낮고, 암 진단 전 흡연량이 높으며 흡연과 연관성이 낮은 암을 진단받은 환자일수록 암 진단 후에도 흡연을 지속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혜연 교수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암 진단 이후에도 흡연을 지속할 확률이 특히 높은 고위험 그룹을 중심으로 집중적 금연 치료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기헌 교수는 “통념과 달리 암 진단을 받고도 무려 절반 이상이 흡연을 지속하는데, 이는 금연이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암 진단 후 담배를 끊는 것은 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고 흡연하는 신규 암환자에 대한 금연 치료는 우리 사회에서 의학, 보건학적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